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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캐피탈도 '돈맥경화'… 카드채 금리 6% 넘본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19 18:35

수정 2022.10.19 18:35

국내외 긴축정책에 금리 상승
강원 레고랜드 ABCP사태 겹쳐
기업어음 시장마저 경색 조짐
할부금융채 3년물 금리 7% 돌파
카드사·캐피탈도 '돈맥경화'… 카드채 금리 6% 넘본다
카드사·캐피탈도 '돈맥경화'… 카드채 금리 6% 넘본다
국내외 긴축정책에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금리가 크게 상승하며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했다. 여기에 강원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까지 겹치면서 카드사, 캐피탈사의 채권 발행이 크게 위축돼 돈줄은 바싹바싹 마르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캐피탈사의 할부금융채 금리(3년물 기준)는 7%를 넘어섰고 카드채 3년물 금리는 6%를 바라보고 있다. 카드 및 캐피탈사들의 수익성 저하는 물론 이용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9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이달 들어 카드채의 순발행액(18일 기준)은 마이너스(-) 51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채 발행보다 현금 상환이 더 많다는 의미다.

현대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 모두 현금상환액이 카드채 발행액을 초과했다.

최근 신용카드, 할부금융사 재무위험의 주요 변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져와 개인신용대출자산의 건전성 저하 여부로 꼽힌다.
두 자산 모두 저금리 수준이 유지됐던 2019년 이후 취급규모가 크게 확대돼 시중금리 상승에 취약하다는 평가다.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며 카드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2.3%대에서 연 5.7%대(AA+기준)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실제로 삼성카드(신용등급 AA+)가 지난 18일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612%로 올해 2월 발행 당시(연 2.9%대)에 비해 8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달 13일 현대카드(신용등급 AA0)가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7~5.8% 선에서 결정됐다. 지난달 9월 발행한 5년물 카드채는 연 6%를 찍기도 했다. 롯데카드(신용등급 AA-)가 지난달 29일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8%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급등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로 카드사들의 수익성 저하, 차환 위험 등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은 조달환경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대체 조달원으로 삼고 있지만 최근 레고랜드 ABCP 사태로 기업어음(CP) 시장마저 급격히 경색된 형국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자비용 증가는 카드사의 재무안정성 전망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신용카드사의 자금 조달 소요 대비 카드채 수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드사 대비 신용도가 낮은 캐피탈사가 발행하는 할부금융채에 대한 투자 수요는 더욱 위축됐다. 할부금융채는 두 달째 순발행액이 -1조원대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달 -1조1070억원에 이어 이달에는 -1조461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무림캐피탈이 이달 10일 발행한 3년물 사모 할부금융채 금리는 연 7.5%를 찍었다. 애큐온캐피탈(신용등급 A0)이 이달 초 발행한 할부금융채 3년물은 연 6.5%대였다.


문제는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정책 종료 이후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차주의 원리금 상환 능력이 향후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취급한 PF 익스포저마저 살얼음판이다.


홍성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9월 말 유동화회사 아이원제일차에 대한 신용보강자에 해당하는 강원도의 의무 불이행이 유동화증권 발행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면서 "이달 들어서는 급격히 냉각된 상태"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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