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코끼리 코 닮은 로봇 손이 가는 바늘까지 잡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0 13:38

수정 2022.10.20 13:38

기계연구원 송성혁 선임연구원 연구팀 로봇 손 개발
매우 가는 바늘부터 소포상자까지 들어 옮길 수 있어
한국기계연구원 AI로봇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코끼리 코를 닮은 로봇 손이 꽃꽂이를 하고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AI로봇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코끼리 코를 닮은 로봇 손이 꽃꽂이를 하고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기계연구원 AI로봇연구본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송성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코끼리 코를 닮은 로봇 손을 개발했다. 이 로봇 손은 코끼리가 물건을 잡을 때처럼 작은 물체는 코 끝을 오므려 잡고, 큰 물체는 코로 공기를 들이마시며 잡는다. 이처럼 물체를 쥐어 옮기거나 작동하는 장비를 '그리퍼'라 한다.

송성혁 선임연구원은 20일 "말랑말랑한 그리퍼를 바닥에 밀착시킨 후, 진공을 만들어주면서 오므리는 동작을 동시에 하면 마치 손가락으로 바닥을 강하게 꼬집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가는 물체를 잡는 것까지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복잡한 기계장치나 센서 없이도 잡은 물체를 파손 없이 안정적으로 움켜 쥐어 조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자 등을 쉽게 이송까지 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로봇 손을 테스트 하기위해 인형을 선물 상자에 포장했다. 또한 종이로 된 케이크 토퍼를 케이크에 꽂은 후 바닥에 있는 성냥을 안정적으로 집어 초에 불을 붙였다. 뿐만아니라 바닥에 놓여있는 다양한 꽃들의 가지를 집어 들어 꽃꽂이를 하는 등 복합적인 작업까지 해냈다.

코끼리 코를 닮은 로봇 손은 유연한 부품과 부품의 변형을 만드는 와이어, 유연하고 얇은 표면으로 이뤄졌다.

유연한 부품에는 내부에 진공을 만드는 여러 개의 미세 유로가 있어 그리퍼가 물체에 흡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각각의 미세 유로는 유연해 물체를 접촉할때 물체 형상과 일치하도록 변형된 후 밀착되기 때문에 유연 구조체 자체가 흡착용으로 작동한다.

또한 손 역할을 하는 부품 중앙에 있는 변형 와이어를 잡아당기면 부품이 반으로 접혀 물체를 오므려 잡으면서 집게용으로 작동한다. 이때 그리퍼가 오므러 들어 외곽에 위치한 유연한 벽이 물체 주변을 감싸고, 물체 주변을 밀폐하게 된다. 물체를 오므려 잡아 감싼 다음, 내부에 진공을 일으키는 과정을 통해 물체를 감싸 안는 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어 높은 파지력을 갖는다.

기존 그리퍼는 집게형과 흡착형으로 별도 개발돼 왔다. 집게형은 물체의 크기가 집게가 벌어지는 최대 크기보다 큰 경우 움켜잡을 수 없다.
또 흡착형은 다양한 크기의 물체를 잡을 수 있으나 바늘이나 실처럼 매우 가는 물체나 천, 겹쳐져 있는 종이처럼 얇아서 꼬집어 잡아야 하는 물체를 집어들기 어려웠다.

연구진이 개발한 코끼리 코 로봇 손은 집게형과 흡착형의 잡아 쥐는 메커니즘을 동시에 활용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물체를 집을 수 있다.
그리퍼의 100분의 1 크기보다 작은 직격 0.25㎜ 한방 침을 바닥에서 집어 올리거나, 10배 크기인 박스에 빨판처럼 흡착해 들어 올리는 등 다양한 물체를 잡을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