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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미식 동네로 거듭난 ‘합마르뜨’… 지역 특색 살린 서울시 정책 덕분" [지역상권 살리기 나선 서울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0 18:09

수정 2022.10.20 18:17

차승훈 ‘합마르뜨’ 상인회 대표
서울시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마포구 '합마르뜨'의 상인회 '합정로컬네트워크' 차승훈 대표(오른쪽)와 이병곤 감사. 차 대표와 이 감사는 합마르뜨의 앵커스토어로 선정된 '멕시코 식당'과 '파사주'를 각각 운영 중이다. 사진=최재성 기자
서울시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마포구 '합마르뜨'의 상인회 '합정로컬네트워크' 차승훈 대표(오른쪽)와 이병곤 감사. 차 대표와 이 감사는 합마르뜨의 앵커스토어로 선정된 '멕시코 식당'과 '파사주'를 각각 운영 중이다. 사진=최재성 기자
"지역의 특색을 발굴해 앞세우고, 그 특색을 찾아 소비자가 방문하고, 다시 그 소비자를 찾아 더 큰 상권이 조성되는 선순환 과정을 통해 생태계가 커지는 느낌입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합마르뜨'의 상인회 '합정로컬네트워크'를 이끄는 차승훈 대표의 말이다.

합마르뜨는 창작자와 소상공인, 소비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골목상권이다. 전체 유동인구의 50%가 MZ세대일 만큼 젊은 거리다. 서울시는 최근 합마르뜨의 이 같은 특성을 주목,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의 대상 골목상권으로 지정했다.


지난 18일 합마르뜨의 앵커스토어(상권의 핵심 유명 점포) 중 하나인 멕시코식당에서 만난 차 대표와 이병곤 합정로컬네트워크 감사는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이 지역 특색에 맞는 상권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차 대표는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은 서울 안에서도 각 지역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다"며 "일반적인 서울시내 유명 상권들 중 하나가 아니라 지역의 특색을 상권에 반영하면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합마르뜨는 디자인 업계 종사자와 음악·미술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이 모여있는 거리의 특색을 반영, 문화·예술과 먹거리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잡는 중이다. 또 합정역 7번 출구에서부터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을 앞세워 한강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눈과 입도 사로잡고 있다.

차 대표는 "여전히 앵커스토어들에 대한 소문을 듣고 합마르뜨를 처음 방문하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방문한 분들이 상권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색을 반영한 여러 가게들을 둘러보며 로컬브랜드의 팬으로 변모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역 특색을 앞세워 골목상권 전체가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상인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정보 공유의 장이 마련된 것도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의 장점 중 하나로 꼽았다.

합마르뜨의 경우 해당 사업 시작 직후인 지난 7월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도움을 받아 합정로컬네트워크라는 이름의 상인회를 발족했다. 당초 18명으로 시작한 합정로컬네트워크는 현재 50명의 상인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차 대표는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각각의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내놨지만 너무 정보가 다양하다보니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이제는 흘려들을 수 있는 정보들을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하는 '풀뿌리 소통채널'이 만들어져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이후에도 상권의 특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서울시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사업으로 활성화된 상권이 대규모 자본에 의해 잠식된다면 본래의 취지가 퇴색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감사는 "지역 상권, 로컬브랜드가 특색을 잃지 않도록, 다시 말해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로컬브랜드 육성에 힘썼던 상인들이 외부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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