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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통령 사과 없으면 시정 연설 보이콧" vs 與 "시정 연설과 특검 연계 안 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3 16:44

수정 2022.10.23 21:24

野, ‘대장동 특검법’ 작업에도 사활
與 "연설 듣는 건 국회 책무…수사는 檢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체포와 민주연구원 압수 수색 시도 등을 놓고 여야가 정면 대치 중인 가운데 민주당이 최근 여권 행보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없을 경우 25일로 예정된 대통령 국회 시정 연설의 보이콧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또 이재명 대표가 '반격 수'로 꺼낸 ‘대장동 특검법’ 발의 작업에도 당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치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략적 의도가 반영된 민주당의 특검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특검을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제 국감을 마무리하고 예산 법안을 본격적으로 심사한다. 하지만 윤 정부의 국회 무시와 야당 탄압이 끊이지 않는데 아무 일 없이 윤 대통령이 시정 연설에 나서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대국회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하는 부분은 지난 해외 순방 때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이 불거질 당시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과 최근 윤 대통령이 “종북 주사파와는 협치가 불가하다”며 “주사파인지 아닌지는 본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발언한 것 등을 가리킨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조차 없다”며 “그래 놓고 (국회에 와) 의회 민주주의, 협치 등 입에 발린 말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사과가 없으면 25일 국회 시정 연설을 보이콧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다만 구체적인 보이콧 방침은 대통령실의 반응을 보고 추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상대로 진행되는 불법 대선 자금 관련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을 위한 조작 수사’라며 여권에 이 대표가 지난 21일 제안한 특검 제안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대선 자금 수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한 '논두렁 시계'와 '의자가 돈을 먹었다'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며 "(검찰이) 지난 1년간 배임과 뇌물 등으로 엮으려다가 실패하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풀어 주고 터무니없는 대선 자금 사건으로 조작·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려고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협박과 회유를 통해 진실을 조작·왜곡한 끝에 유례없는 제1 야당 압수 수색에까지 나섰다는 주장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불법에 대한 검찰 수사를 민생을 위한 정부 예산의 면면을 듣는 시정 연설과 연계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략적 정치라고 맞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국회법 84조에 따르면 시정 연설은 듣고 싶으면 듣고 듣기 싫으면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국회 책무”라며 “무려 700조원에 가까운 2023년 정부 예산이 어떤 철학과 기준에 따라 편성됐는지 듣는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수사를 뭉갤 때 필요한 것이지,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는데 그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특검을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 본다"며 "이재명 대표는 '수사가 제대로 진행 중인데 특검을 요구하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말했고, '특검 수사는 수사를 지연할 의도로 적폐 세력이 하는 것'이라 했다. 그 말이 다 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측은 민주당의 특검 재촉구가 검찰 수사 지연, 물타기, 증거 인멸 시도라는 판단 아래 새해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 연설을 보이콧하게 되면 민생 챙기기를 스스로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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