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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한 잔도 부담"…고물가에 커피값 줄이는 직장인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05:00

수정 2022.10.24 05:00

[파이낸셜뉴스] #.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가는 길에 커피를 사가는데 점심값에 커피값까지 더하면 2만원은 기본으로 나갑니다. 이전에는 생각없이 스타벅스 같은 곳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무조건 저가 커피를 찾습니다.

커피 /뉴스1
커피 /뉴스1
외식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직장인들이 커피값 줄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고가의 커피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커피전문점으로 발길이 몰리고 있다. 1000원대 편의점 커피도 인기다.
커피값을 지출하지 않기 위해 아예 출근 전 집에서 텀블러에 커피를 내려가거나, 회사 탕비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살벌한 외식물가…밥 먹고 커피 2만원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9월 서비스 물가 중 외식 물가가 9.0% 올라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햄버거(13.5%), 갈비탕(12.9%), 김밥(12.9%), 자장면(12.2%), 해장국(12.1%) 등 주요 외식품목이 모두 10% 이상 올랐다.

커피전문점도 줄줄이 커피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올들어 스타벅스에 이어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커피빈, 엔제리너스 등 주요 커피프랜차이즈가 모두 커피값을 인상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5000원에 육박한다. 최근 빽다방·컴포즈커피·메가커피 등도 가격을 올렸다. 다만 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3000원 정도로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는 직장인. /뉴시스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는 직장인. /뉴시스
승승장구하는 저가 커피전문점

계속되는 고물가에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는 저가 커피 전문점이 인기다. 이를 보여주듯 메가커피는 최근 6년 9개월만에 2000번째 매장 문을 열었다. 컴포즈커피도 올 상반기 가맹점이 300개 이상 늘었다.

서울 여의도 직장인 A씨는 "약속 때문에 밥값을 줄이기는 어렵고 커피값은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브랜드를 따지면서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저가 커피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회사에서 커피는 맛으로 먹지는 않지 않나"며 "저가 커피가 양도 많고 오래 먹을 수 있어서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상대적으로 부담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역 직장인 B씨도 "회사 건물에 스벅, 투썸같은 커피전문점과 저가 커피전문점이 다 있는데, 무조건 저가로 간다"며 "아침마다 기본 몇십잔씩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직장인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직장인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1000원대 '편의점 커피' 매출 급증

카페보다 훨씬 저렴한 1000원대 편의점 커피 수요도 덩달아 뛰고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의 최근 3개월(7~9월)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2% 올랐다. 커피 수요가 늘면서 2018년경부터 편의점에서 커피는 가장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는데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직장인들의 커피 수요가 높은 오피스 상권 매출이 50% 가까이 많아졌다. 편의점 CU에서도 같은 기간 'GET커피'의 매출이 31.2% 올랐다.

편의점 커피는 가성비가 강점이다. GS25(1200원), CU(1300원), 세븐일레븐(1200원) 등 대부분의 편의점 커피들이 1000원대 가격을 유지 중이다.

무지출 챌린지…회사 탕비실 애용

아예 커피값을 지출하지 않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카페 대신 회사 탕비실을 이용해 커피와 간식값을 아끼는 이른바 '탕비실 파먹기'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세종시에서 일하는 C씨는 "아침 출근 전 텀블러에 캡슐 커피를 2개 내려서 간다"면서 "캡슐 커피는 대량으로 사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 돈을 벌러 가는 것이지 쓰러 가는 게 아닌 것 같아서 최대한 지출을 줄이려고 한다"고 덧붙엿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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