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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수서기지 등 철로 덮고 지상엔 건물·녹지...복합개발 시동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11:15

수정 2022.10.24 13:12

오세훈 시장,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방문 1991년부터 철로 덮고 상부 복합개발에 성공 吳 "수서철도기지 등 복합개발 우선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송현정 베르사이유건축학교 교수(오른쪽 첫번째)와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왼쪽 첫번째)의 안내로 철도차량기지 복합개발에 성공한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송현정 베르사이유건축학교 교수(오른쪽 첫번째)와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왼쪽 첫번째)의 안내로 철도차량기지 복합개발에 성공한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파리(프랑스)=이설영 기자] #.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RIVE GAUCHE) 지역은 과거 철도 및 해상교통이 발달한 공업지역이었으나, 변화하는 산업구조를 따라가지 못해 낙후지역이 됐다. 이에 파리시는 1990년대부터 리브고슈 철도 상부를 덮어, 상업·주거·교육·녹지 등으로 복합 개발하는 대규모 도심 재개발을 단행했다. 그 결과 현재 리브고슈는 지하엔 철로가, 상부엔 건물 및 녹지 등을 갖춘 입체복합개발 지구로 변모해 가치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가 지역을 양분하고 분진·진동·소음 등의 피해를 야기하는 철도차량기지 지역에 대한 복합개발에 나선다. 철로 상부를 데크로 덮은 뒤 그 위에 건물 및 녹지 등을 조성해 주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미 이러한 형태의 복합개발에 성공한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를 방문해 서울 내 철도차량기지에 대한 복합개발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수서차량기지 등 복합개발 우선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를 방문해 "리브고슈처럼 소음이나 진동을 해소하고, 토지 이용도를 높여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서울 시내에 있는 철도차량기지 지역도 개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리브고슈 사례를 보니 주거나 업무용으로 써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쾌적하게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수서 등에 이런 방식을 적용하는 것을 우선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리브고슈는 과거 곡식을 저장하는 창고가 있던 곳으로, 파리 시내로 곡식을 보내기 위해 철도가 갖춰졌다. 철도를 중심으로 지역이 양분되고, 소음과 진동 등으로 인해 상업 및 주거 지역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곳으로 인식됐다.

이에 파리시는 1991년부터 이 지역 도시환경을 개선 작업에 착수해 철도 상부를 덮고, 그 위에 상업·주거·교육 등의 기능을 하는 건물들과 녹지 등을 갖추도록 도시개발에 나섰다. 개발 완료 시기는 2028년으로 총 38년 동안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리브고슈 지역에서는 철도 소음이나 진동 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게 입체복합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완성 단계에 있다. 파리는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라는 개념이 있어 시내는 건물 높이 제한이 37m로 돼 있는데, 리브고슈의 경우 일부 건물은 높이 제한이 137m까지 완화해 민간이 개발에 나설 동인이 되도록 했다.

철로 덮은 뒤 상부에 도심 조성
철로가 지하화되면서 주변 건물의 가치는 높아졌다. 기피시설일 수 있는 철도차량기지를 개발하는 것으로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리브고슈 지역 지하엔 여전히 기차가 다니지만 지상에서는 이를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소음은 물론 진동과 분진 등도 거의 없으며, 곧바로 세느강과 닿을 수 있다는 점도 개발의 과실이다. 작은 공원이나 가로수 등도 있어 완벽한 도심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오 시장은 송현정 베르사이유건축학교 교수의 안내를 받아 리브고슈 지역에서 철도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한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서울 도심 내 철도부지의 개발 가능성에 대해 재차 확인했다. 서울시에는 시가 관리하는 8개 철도차량기지와 코레일에서 관리하는 수색차량기지 등 6개 철도차량기지가 있다. 이들 시설의 입체적 활용을 위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민간의 창의적인 제안을 폭넓게 수용하고 중앙정부와도 적극 협력해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레일이 관리하는 용산 등 차량기지는 국토교통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하는 등 절차가 필요해 우선은 시가 관리하는 차량기지에 대한 복합개발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수서, 신정, 창동, 방화, 신내, 군자, 고덕, 천왕, 개화에 차량기지가 있는데, 이 중 수서차량기지를 유력하게 검토할 전망이다.
현재 SRT, GTX-A 등 광역교통 결절로 서울의 동남권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수서지역의 중심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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