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젤렌스키 "유럽에서 핵무기 사용한다면 러시아" 러 주장 일축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4 04:48

수정 2022.10.24 04:4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s)'을 사용해서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주장을 일축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가 보도했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가득 채운 일종의 방사능 무기를 말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한 가지 의미"라면서 "러시아는 이 모든 것을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유럽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단 하나의 출처일 수 있다"면서 "쇼이구가 여기 저기에 전화를 걸도록 명령한 사람"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의 주장을 "터무니없다"며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인은 종종 자신이 계획한 일에 대해 다른 사람을 비난한다"고 날을 세웠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터키) 국방장관 간 연쇄 전화 통화에 나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영국의 벤 월리스, 프랑스의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튀르키예의 훌루시 아카르 국방장관과 연쇄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통제되지 않는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분쟁지에 더티밤을 쓸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국제사회가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되레 우크라이나의 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더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은 성명을 내고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는 뜻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핵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곧 회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는 영·러 국방장관 간 통화가 끝난 뒤 성명을 내고 월리스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의 분쟁 확대 계획을 서방이 도와주고 있다는 쇼이구 국방장관의 주장을 반박했다고 소개했다.


영국 국방부는 "월리스 국방장관은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고 그러한 주장이 분쟁 확대를 위한 핑계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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