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시' 저자 살만 루슈디의 대리인 인터뷰 "눈과 팔 신경 손상"
15곳 이상 상처로 중상, 현재 입원 여부나 소재는 불명
15곳 이상 상처로 중상, 현재 입원 여부나 소재는 불명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 강연 중에 흉기 피습으로 쓰러졌던 소설 ‘악마의 시’의 저자 살만 루슈디가 결국 신경 손상으로 인해 한쪽 눈과 팔을 쓸 수 없게 됐다.
루슈디의 대리인 앤드루 와일리는 23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와 인터뷰에서 루슈디의 근황을 전했다. 와일리는 루슈디의 상태에 대해 “중상을 입었으며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어 “팔의 신경이 끊어져 한쪽 팔을 쓸 수 없으며 가슴과 상체 등에 약 15곳의 상처가 났다”고 설명했다. 와일리는 루슈디의 현재 소재와 입원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그는 계속 살아나갈 것이고 그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올해 75세인 인도계 영국인 작가 루슈디는 8월 12일 미 뉴욕주 셔터쿼의 셔터쿼 연구소에서 강연을 하던 도중 흉기를 든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그는 목 부분에 3곳의 큰 상처를 포함해 여러번 흉기에 찔렸다.
루슈디를 공격한 범인은 미 뉴저지주 페어뷰에 거주하는 24세 남성 하디 마타르로 확인됐다. 그는 현장에서 체포되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 태어났다. 다만 마타르의 부모는 레바논 남부 야룬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였다. 레바논 남부는 이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장악한 지역이다.
앞서 루슈디는 지난 1988년에 자신의 4번째 소설인 ‘악마의 시’를 출간했다. 소설은 2명의 인도인이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은 이후 겪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슬람교를 비롯한 종교적인 묘사도 포함되어 있다. 중동을 비롯한 이슬람 국가에서는 소설 속에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묘사를 비롯해 이슬람을 비하하는 표현들이 들어갔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1989년 이란의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이슬람 교도들을 상대로 루슈디를 죽이라는 종교적 포고령(파트와)를 내렸다. 이후 루슈디는 수십년 동안 가명으로 숨어다녔고 1991년 일본에서는 악마의 시를 번역한 번역가가 피살당하기도 했다.
마타르는 2급 살인미수와 2급 폭행 혐의로 체포되어 여전히 수감중이다. 마타르는 복역중에 호메이니를 언급하며 “위대한 분”이라고 말한 뒤 루슈디가 “이슬람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사건과 연관성을 부인했다. 마타르는 루슈디의 작품에 대해 단지 몇장만 읽어 봤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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