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보사 사태'와 횡령·배임 등으로 약 3년 5개월 동안 거래가 정지됐던 코오롱티슈진이 지옥에서 돌아오게 됐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유지가 결정되며 25일부터 코오롱티슈진의 주식매매 거래가 재개된다.
■회사의 개선 노력에 '기사회생'
한국거래소는 24일 기업심사위원회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 결과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을 허위 기재한 혐의로 2019년 5월 거래가 정지됐다. 연골을 재생시키는 형질전환세포가 애초 인가받은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며 파문이 일었다. 거래소는 중요 사항을 허위 기재 및 누락했다고 보고 상장 적격성을 심사해 왔다.
앞서 2019년 8월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와 이듬해 11월 열린 시장위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코오롱티슈진 측의 이의 신청으로 각각 1년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3심격인 시장위는 올해 2월 개최됐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이날 회의를 속개해 결국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이날 시장위에 앞서 열린 기심위에서도 상장 유지가 결정됐다. 기심위는 2020년 7월 코오롱티슈진 전직 임원이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되면서 열린 시장위와는 별건이다. 지난해 8월 부여한 1년의 개선 기간이 종료돼 이날 개최됐다. 아직 형사사건의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나 횡령·배임 금액이 20억원으로 자기자본대비 적었다는 점이 상장 유지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개시 등 코오롱티슈진의 개선 노력이 이어진 만큼 거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의 임상 보류를 해제 받아 지난해 12월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
이와 함께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보완했고 이달에는 코오롱을 대상으로 3000만달러(한화 약 43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상장 유지 결정에 대해 코오롱티슈진 한성수 대표는 "오랜 시간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반드시 보답할 것"이라며 "TG-C 임상 3상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주가"...신라젠처럼 롤러코스터 탈까
당장 25일부터 거래가 재개되면서 발이 묶여 있던 6만여명의 코오롱티슈진 소액 주주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6만1638명으로 지분의 35.02%를 소유하고 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30거래일 이상 장기 거래 정지 종목은 거래 재개 시 시초가를 새로 책정해야 한다.
거래 정지 직전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8010원이었다. 25일 거래 재개 직전 30분 동안 8010원의 50~200%(4005~1만6020원) 범위 내에서 호가를 접수해 기준가를 새로 정한다.
이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의 거래가 재개되는 25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호가를 접수해 단일가격에 의한 매매 방식으로 결정된 최초 가격을 기준가로 삼게 된다.
3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되는 가운데 주가 흐름에도 눈길이 쏠린다. 앞서 신라젠은 거래 재개 첫 날 거래량이 3000만주에 육박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5일 평균 거래량이 1300만주인 점을 감안할 때 폭발적인 수급 쏠림이다.
그러나 주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흐름을 보였다. 신라젠은 거래 재개 첫 날인 이달 13일 8380원의 기준가로 시작했지만,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1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상승세는 4거래일째부터 반락하며 이날 1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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