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현직 사장단 300명 '故 이건희 회장 2주기' 참석... 이 부회장, 회장 승진 초석 쌓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5 11:25

수정 2022.10.25 12:14

지난해 1주기와 달리 전직 경영진 초청
재계에선 '이 부회장 승진 초석' 분석도
故 이 회장 3대 기증 사업, 국내 긍정적 영향도
삼성 계열사 사내 온라인 망에 개설된 '故 이건희 회장 온라인 추모관'에 오전 8시 30분 기준 7000개가 넘는 추모 댓글이 달렸다. 독자 제공
삼성 계열사 사내 온라인 망에 개설된 '故 이건희 회장 온라인 추모관'에 오전 8시 30분 기준 7000개가 넘는 추모 댓글이 달렸다. 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가족과 경영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적 추모 행사 없이 차분하게 치러졌다. 다만 1주기 추도식과는 달리 올해는 원로 경영진을 포함한 전·현직 사장단을 초청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설에 힘이 실렸다. 재계에선 최근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우호적 인식 변화에 이 회장의 '3대 기증 사업(KH 유산)'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현직 사장단 300명 참배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2주기 추모식이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이목동 소재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겸 삼성글로벌리서치 고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평소 고인을 존경한다는 뜻을 밝혔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부사장, 김동선 전무 등 아들 셋과 함께 애도를 표하기 위해 장지를 찾았다.

눈길을 끈 건 지난해 1주기 추모식에는 일부 현직 사장단만 참석한 데 반해, 올해는 함께 일했던 원로 경영진을 포함한 전·현직 사장단을 초정한 점이다.

이날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등 전·현직 사장과 부사장 등 경영진 총 300여명이 순차적으로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오전 9시 30분에는 현직 사장단 총 62명 중 해외 출장 중인 2명을 제외한 60명이 참배를 시작했다. 오후에는 고 이회장이 병상에 있었을 때 의료진, 전직 사장단, 현직 부사장급 임원 등이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유족들은 2년 전 이 회장의 장례식 때부터 '조용한 애도' 방침을 이어오고 있어, 원로 경영진 초청이 더욱 이례적이다. 재계에선 이를 이 부회장이 회장 승진을 앞두고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행보로 보고 있다.

삼성 계열사 온라인 추모관에서도 이 회장을 기리는 임직원들의 추모 댓글이 이어졌다. 삼성 계열사는 이날 사내 온라인 망에 '온라인 추모관'을 마련했다. 오전 8시 30분 기준 전 계열사를 합쳐 7000개가 넘는 추모 댓글이 달렸다. 한 직원은 "회장님의 발자취를 항상 가슴에 새기겠다"고 적었고, 다른 직원은 "다시 일류로 거듭날 삼성을 지켜봐달라"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대한민국을 바꿔놓은 'KH 유산'
이 부회장은 2017년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앞으로 삼성그룹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선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로 고 이 회장의 위대한 사회환원인 'KH 유산'을 꼽았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유산의 약 60%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환원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당시 유족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규모다.

사회환원은 크게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한 문화재·미술품 2만3000여점 기증 △감염병 극복 지원 △소아암 희귀질환 등 의료공헌에 1조원 기부 등으로 나뉜다.

당시 기증한 미술품은 72만명의 관람객이 감상했다.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 국립중앙 박물관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과 일정 기간 맞교환 해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류가 성사되면 우리 국민들은 미국 방문 없이도 세계 3대 박물관의 전시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국제적 명성이 있는 전세계 60개 미술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건희 컬렉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2468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024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2144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도 했다.

유산 중 1조원을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에 기부하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5월 '대한민국 감염병 극복 지원 사업' 기부를 통해 유족들은 감염병 극복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했다. 이 중 5000억원은 첨단 설비를 갖춘 세계적 수준의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민간 병원 중 최대 규모다.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받지만 비싼 치료비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전국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원도 기부했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고 이 회장의 경영철학인 '인간중시'와 '기술중시'를 토대로 한 '신경영'과 맞닿아 있다.
지난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년 6개월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지만, 그의 철학은 'KH 유산'으로 여전히 유지·계승되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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