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식품산업 혁신성장·수출의 메카… K푸드 미래 책임진다 [동북아 첫 국가식품클러스터 순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5 18:09

수정 2022.10.25 18:09

fn·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공동기획
익산에 여의도 크기로 2017년 조성
분양률 71.8%…124개사 입주 마무리
가정간편식 등 고부가식품 업종이 절반
매출 성장속도 국내 평균보다 5배 높아
글로벌 무대서 활약하는 기업 육성
농가와 연계, 국산 원료 구매율이 96%
작두콩젤라또 등 상생형 제품도 탄생
7조4000억弗 해외시장 개척 '담금질'
전라북도 익산 소재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첨단 시설장비 730종을 갖추고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25일 식품진흥원 연구진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전라북도 익산 소재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은 첨단 시설장비 730종을 갖추고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25일 식품진흥원 연구진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식품진흥원에 설치돼 있는 맛을 데이터화 하는 기계. 일명 '인공 혀'모습
식품진흥원에 설치돼 있는 맛을 데이터화 하는 기계. 일명 '인공 혀'모습
전북 익산에 있는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본관 전경
전북 익산에 있는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본관 전경
【파이낸셜뉴스 익산(전북)=강인 기자】세계 식품시장은 올해 7조4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식량 안보 같은 사안과 맞물려 식품 산업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천문학적인 시장 규모와 사라지지 않을 산업이라는 게 식품 분야가 가진 특징이다. 국내 민간 식품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망 밝은 식품시장 개척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전라북도 익산시에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만들었다. 현재 기반시설 조성을 마치고 기업 입주 마무리 단계에 있다.
물리적인 클러스터 위용이 갖춰진 만큼 이제 농식품 분야 기술혁신과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주목 받는 이유다.

■익산에 둥지 튼 국가식품클러스터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에 있다. 클러스터(cluster)는 관련 기업과 기관이 한 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집적단지를 뜻한다.

식품클러스터 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는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이하 식품진흥원)이다. 기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기술을 지원하며 클러스터의 원활한 활동을 책임진다. 식품진흥원은 식품산업진흥법에 근거해 출범한 공공기관이다.

식품클러스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직후인 2007년 11월 농어업 발전 견인과 인프라 강화를 위해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같은 해 12월 전북이 사업대상지로 선정됐고, 2008년 12월 조성 기본계획이 발표되며 익산시가 사업지로 뽑혔다.

2010년 식품산업진흥법에 식품클러스터 설치 근거를 마련했고, 2012년 종합계획이 수립됐다. 2014년 11월에 식품클러스터 기공식이 열렸고, 2017년 12월에 클러스터 232만㎡ 부지 조성이 완료됐다. 2020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에서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으로 기관명을 변경했다. 클러스터 조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사업비 5535억원이 투입됐고, 12대 기업지원 시설과 식품기업 124개사가 들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동북아 최초 국가 식품집적단지

식품클러스터는 산업단지 내에 232만㎡ 부지를 가지고 있다. 2017년 말 조성을 마치고 기업에 분양 중인 상황이다. 산업·복합, 지원, 상업, 주거, 기반시설 등 5개 구역으로 조성했고 기업이 원하면 즉시 착공 가능하도록 상·하수도와 가스 등 인프라를 갖췄다.

124개사와 분양 계약을 체결해 분양률 71.8%를 보인다. 기업 공급면적이 149만3000㎡인데 현재 107만2000㎡ 분양을 마쳤다. 다만 산업시설용지 중 외투지역과 연구시설부지는 수요가 없어 분양률이 다소 저조한 상태다.

식품진흥원은 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해 식품기업의 제품 개발·개선 등에 필요한 연구와 생산시설 장비를 기업 지원시설에 갖추고 있다. 질량분석기와 동결건조기 등 433억원 규모의 시설 장비 730종을 구축하고 있다. 구축된 시설·장비를 기반으로 2017년부터 HACCP, GMP, KOLAS 등 국내외 공인인증을 취득하고 있다.

클러스터 기업 중 대기업은 하림이 유일하고 중견기업으로 순수본, 삼보판지, 풀무원, GS리테일 등 4개사가 있다. 나머지 119개사가 중소기업이고, 해외기업은 코아바이오 1개사가 있다.

동북아 최초로 조성된 식품집적단지가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5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보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기업 공급부지는 협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마무리 됐다는 것이 식품진흥원 관계자 전언이다.

■고부가식품 산업 지역단지 조성

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 주요 업종은 식육 가공품·포장육 16.9%, 건강기능식품 13.7% , HMR(가정대체식) 11.3% 순이다. 기능석식품과 가정간편식 같은 고부가식품인 건강기능식품과 HMR 관련 기업에 특화된 산업단지다.

생산기업 47개사 평균 매출은 52억 원에 달한다. 국내 식품산업 평균 매출이 16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기업 매출 성장 추이는 7.1%로 국내 식품산업 5년 평균 성장률 1.4%보다 5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고부가식품 업종이 48.6%로 식품클러스터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입주기업 상위 매출 업종은 HMR 26.4%, 건강기능식품 22.2%, 식품포장 20.7% 순이며 단지 내 고부가식품기업 입주 증가로 전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클러스터는 관련 기업의 성장에서 나아가 농가와 기업 간 농산물 수급 체계 구축으로 농업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2018년부터 27건의 중계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클러스터 기업 원료구매 4만2076톤 중 국내산이 96.5%를 차지했고, 지역 농산물은 28.4%를 기록했다.

또 입주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이 발굴되고 있다. 입주기업인 삼보판지는 포장재를 다른 입주기업에 20%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한다. 신제품개발이나 제품생산을 협업해 그린로드와 젤요는 작두콩젤라또를 개발했고, 유니온테크와 하늘김치는 김치파우더를 신제품으로 내놨다.

클러스터 기업 평균 고용인원은 24.6명으로 국내 식품산업 평균 6.3명 대비 3.9배 많았다. 전국 산업단지 평균 21.9명 보다도 12%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고용 수준은 고부가식품 분야 유망기업이 주도하는 고용을 창출하고 있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향후 입주기업 증가와 성장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기술지원 상위 20개사 85% 매출성장

물리적인 시설이 갖춰지고 기업 입주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식품클러스터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식품기업 성장을 위한 지원이다. 이에 식품진흥원은 식품산업 특성을 고려한 12대 특화 기업지원 시설을 구축했다. 영세 식품기업의 시험·분석과 시제품 생산 등 성장기반을 지원하기 위한 특화된 기업지원 시설이다. 12대 기업지원 시설 사업에는 1996억원이 투입됐다.

기업지원 시설은 기업의 매출과 고용실적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지원 활용 기업 중 상위 20개사는 최근 3년간 평균 85% 수준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입주기업 평균 매출 성장률은 7.1%지만 팜인더(506%), 코아바이오(316%), 순수본(162%) 등 지원시설을 활용한 기업이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식품진흥원 관계자는 "식품클러스터가 지금의 성과를 만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식품업체들과 정부의 지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이제 우리나라 식품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주기업 뿐만 아니라 식품업을 하는 많은 기업이 식품진흥원을 잘 활용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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