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 회장 시대] 경기침체-실적악화 속 삼성의 위기돌파 구심점 기대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7 15:53

수정 2022.10.27 15:53

"회장 취임 통해 책임경영 나설 것"
"강력한 리더십으로 투자 이끌 것"
초격차 이끈 반도체 사업 강화와
바이오 등 미래먹거리 발굴 당부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 상황에서 나온 이재용 회장 취임은 삼성전자 위기 돌파 구심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헤쳐나가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에 경영 전면에 나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실적 버팀목인 반도체에서 초격차 전략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 필요성을 조언했다.

"회장 승진, 적절한 시점"
최근 미·중 패권 다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충격', '반도체 세계 매출 1위'를 대만 TSMC에게 내어주는 등 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과 실행의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회장의 승진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기업법)는 "삼성은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구심점이 없었다"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뉴삼성을 대표하는 새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지금이 적기"라고 진단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회장 역할을 해 왔다"면서 "다른 부회장들과는 다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역할에 맞는 직위를 갖게된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이 승진함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부회장으로서 이 회장은 경영자 보다는 대주주로 신비주의적인 최고경영자(CEO)의 느낌이 강했다"면서 "회장이 되면서 신비주의적 모습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현안을 챙기고 직접 투자 전략을 밝히는 등 책임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JY의 '선택과 집중' 주목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고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며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2015년 서울삼성병원 메르스 사태 때 직접 나서 혁신방안을 제시했고, 자본잠식 상태의 삼성엔지니어링에는 사재를 털어 책임경영을 실천했다. 2016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된 뒤에도 책임경영은 계속됐다. 배터리 발화 문제가 불거진 갤럭시노트7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비용과 관계없이 전량 리콜을 지시한 것도 이 회장의 결단이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기회 및 과감한 발탁 승진 확대 △평가제도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의 성공 DNA를 비메모리 반도체에 접목해 '반도체 초격차'를 달성하고자 2019년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당시 재계는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결국 삼성의 해답은 반도체에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황 자체가 개인 기업이냐 개별 기업, 산업계에서 대응하기엔 파도가 너무 큰 상황"이라면서 "삼성의 경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등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인수설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경묵 교수는 "ARM은 각국의 독과점 관련 법률 문제로 사실상 M&A가 어렵다"면서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벤치마킹해 몸집은 작지만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을 상대로 M&A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사업 발굴'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지용 교수는 "삼성은 SK 등 경쟁 대기업에 비해 신사업 발굴에 아직까지 소극적"이라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를 위탁생산 중인데 바이오 분야를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최종근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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