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환차익 노린 외국인, 반도체·2차전지 싹쓸이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7 18:08

수정 2022.10.27 18:08

삼성전자 장중 6만원대 회복
국내 증시 저평가 매력 여전
원·달러 환율 급등은 변수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의 반등을 이끌면서 박스피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2개월여 만에 장중 6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업종이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3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21일부터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로, 이 기간 순매수 대금은 모두 1조2402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지난달 29일 이후 이달 20일(-37억원)을 제외하고는 연일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한 달 간의 순매수 대금은 3조2000억원이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에 대한 저가 매수와 환차익을 고려한 코스피 수익률이 외국인들의 지갑을 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6만100원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순매수가 본격화된 지난달 29일부터 지금까지 삼성전자 주식 1조4666억원어치를 샀다. 개인은 1조4594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의 순매수는 685억원에 불과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자금이 9141억원이나 몰렸다.

삼성SDI 등 2차전지 관련주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한 달 사이 6229억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가 몰렸고, LG에너지솔루션도 외국인이 3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장중 선물에서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확대하며 반도체, 2차전지 대형주 위주의 매수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며 "SK하이닉스가 부진한 3·4분기 실적에 투자 규모 축소 및 감산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수익성 회복과 수급 불균형 해소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고환율에 따른 달러 강세로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이 달러 대비 낮게 책정됐다는 점도 외국인 순매수를 이끄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 입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하락세를 보인다면 환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지수는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109까지 하락했다.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은행(BOJ)과 중국 인민은행과 달리 한국은행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50bp(1bp=0.01%)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금리와의 스프레드를 축소해 원화 약세 압력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추이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거나 주가 반등으로 국내 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하락할 경우 외국인의 차익 실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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