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41)와 B씨(43)의 세후 월 소득은 각각 200만원, 350만원이다. 이와 별도로 B씨에게는 연간기타소득 800만~1000만원이 들어온다. 총 지출은 515만~615만원이다.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큰 상황이다. 우선 청약(20만원), 보험료(30만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115만원) 등으로 165만원이 나간다. 이외 생활비, 부부용돈, 기타비용 등을 합쳐 월 350만~450만원을 쓰고 있다.
자산으로는 시세 6억원짜리 주택과 주택청약통장(1640만원), 입출금통장(330만원) 등이 있다. 상환기간이 27년 남은 주택담보대출 잔액 2억7000만원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노후준비를 위한 구체적 자금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공백 상태에서 돌연 노후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40대는 소득이 꾸준히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과시적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띤다. 기본적인 자녀 양육비용, 주택마련 자금 이외에도 외식, 여행이 잦아진다는 뜻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40대에 시작하는 노후 준비는 소득과 지출, 재무목표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무조건 돈을 모으는 방식보단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이해와 소득원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적절한 금융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 부부 역시 연간기타소득은 별도 관리하지 않고 때마다 필요한 곳이나 여행비로 써버리고 있다. 관리비, 통신비, 렌탈비 등은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있어 지출 흐름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또 자녀교육비, 부부용돈, 생활비를 구분하지 않고 신용카드로 일괄 결제하는 탓에 내역 파악도 미흡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저축 자금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서는 지출을 생활비로 뭉쳐 따지지 말고, 항목별로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정비(부채상환, 보험료, 교육비 등) △변동비(관리비, 공과금, 통신비, 주유비, 생필품, 식비 등) △부부용돈(교통비, 점심값 등) 등으로 나눠야 한다. 또 가족비용(명절, 생일, 기념일 등)과 세금, 보험료, 휴가비, 의류비, 활동비 등은 연간 비정기 지출로 따로 편입해야 한다.
저축을 늘리겠다고 무리하게 지출을 줄이는 선택은 비합리적이다. 실행 가능성을 따져 예산을 세우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 시엔 지출 항목별 사용 가능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사용 자체를 안 하는 게 낫다. 현재 기울어진 소득과 지출의 키를 맞추는 절차도 요구된다. 통장도 부부소득, 연간비정기 지출, 생활비, 용돈 등 용도별로 나눠야 한다.
저축의 동력이 되는 재무목표도 구체화해야 한다. △부채 상환 △노후자금 마련 △자녀양육 △비상 예비자금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빚을 갚겠단 계획에는 상세 기간과 매월 상환비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
가령 ‘13년 내 상환’이라는 목표를 잡았다면 월 부채비용을 165만원으로 정할 수 있다. 현재 원리금 상환에 쓰는 115만원을 유지한 채 50만원을 별도로 원금 상환에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간 7800만원을 원금을 줄이는 데 쓸 수 있는 셈이다. 연간기타소득에서도 매년 500만~700만원 정도를 원금 상환에 더 사용하면 목적 달성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남편 소득활동 기간 내 상환해야 퇴직 후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사망 때까지 노후 소득원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