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조직에 국가애도기간 긴급 행동수칙 전달
정치활동·축제·행사·음주·SNS 자제령에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 말실수 단속
정치활동·축제·행사·음주·SNS 자제령에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 말실수 단속
[파이낸셜뉴스]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압사사고와 관련, 당의 중앙 및 지역 조직에 음주와 정치활동·행사 자제를 당부했다. 특히 당 구성원들에게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며 국가애도기간 도중 '말실수' 단속에 나섰다.
與, 당 조직에 음주·SNS·행사 자제령.. "언행에 각별한 주의" 말실수 단속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비대위 회의를 주재한 후 기자들과 만나 "참사 사고로 인해 비통함과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정부·여당은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당원협의회와 지구당에 불요불급한 행사·축제를 자제해달라고 지시했다. 국가애도기간 도중 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에게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달라는 지침도 내렸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시·도위원장, 당협위원장, 지자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태원 사고 추모와 국가애도기간 긴급 후속대책' 지침을 전달했다.
국가애도기간 긴급 행동수칙으로는 △각별한 언행 주의 △불필요한 공개활동이나 사적모임 자제 △음주행위, SNS 글 자제 등이 포함됐다.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축제성 행사 참석을 자제하고, 당이 주최하는 행사를 순연하라고 당부했다. 국가애도기간 도중 각 시도당·당협에서 하는 행사에 대해서는 검은 리본 등을 패용해줄 것을 지시했다. 의원이나 당명으로 거리에 내건 '정치구호성 현수막' 즉시 철거도 주문했다.
김 총장은 공문에서 "정부는 금일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며 "당도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으로 추모하고 사고수습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신신당부했다.
주호영 "의원들, 모든 정치활동-체육활동 중단해달라"
주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실종자 신고가 270명을 넘어서는 등 이태원 참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의원님들께서는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활동을 중단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사고 수습에 적극 협력해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긴급 비대위 회의를 갖고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정 위원장은 이태원 압사사고와 관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 정부·여당의 한 책임자로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비통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 당 지도부 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를 향해 묵념하고 애도를 표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말 예기치 못했던 전대미문의 대형 안전사고다. 이달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축구장 참사로, 남의 나라 일로만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참사가 발생한 데 대해 너무 충격적"이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진석 위원장을 비롯해 비대위원과 주호영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 김석기 사무총장과 양금희·박정하 수석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했다. 당정은 이날 오후 2시 총리공관에서 레고랜드발(發) 금융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고위 당정협의회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취소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대규모 압사 참사로 30일 오전 10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사고는 해밀턴 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4m 폭의 좁은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와 경찰, 서울시 등이 수습 작업을 벌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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