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여야 정치권이 25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을 맞아 당 구성원들에게 정치활동과 사적모임, 음주 자제령을 내렸다. 여여야는 특히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라"며 '설화 리스크' 예방에도 나섰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11월 5일까지의 국가애도기간 당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내리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회의를 주재하고 "참사 사고로 인해 비통함과 참담함을 금할 길이 없다. 정부·여당은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며 국가애도기간 긴급 행동수칙을 내렸다.
김석기 당 사무총장은 시·도위원장, 당협위원장, 지자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태원 사고 추모와 국가애도기간 긴급 후속대책' 지침을 전달했다. △각별한 언행 주의 △불필요한 공개활동이나 사적모임 자제 △음주행위, SNS 글 자제 등이 행동수칙에 포함됐다. 의원이나 당명으로 거리에 내건 '정치구호성 현수막' 즉시 철거도 주문했다.
김 총장은 공문에서 "당도 국민과 함께 비통한 마음으로 추모하고 사고수습에 당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신신당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실종자 신고가 270명을 넘어서는 등 이태원 참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모든 의원님들께서는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활동 및 체육활동을 중단해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에서도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이 긴급공지를 통해 '언행 주의'와 '애도 동참'을 당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국의 사고 수습에 '무조건 협력' △불필요한 공개활동 및 사적모임 자제 △당 소속 지자체장에 축제성 행사 전면 취소 △국회의원, 지방의원과 보좌진의 SNS 글 게시 자제 △의원이나 당 명의로 낸 정치구호성 현수막 신속 철거 등을 요청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의 대규모 압사 참사로 30일 오후 7시 기준 153명이 숨지고 133명이 다쳤다. 사고는 해밀턴 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4m 폭의 좁은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와 경찰, 서울시 등이 수습 작업을 벌였다.
정부는 오늘(30일)부터 11월 5일 밤 24시까지 일주일을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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