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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구봉서·남보원 기념우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30 19:13

수정 2022.10.30 19:13

산업화 시대 코미디는 서민들을 울리고 웃긴 하루의 낙이었다. 구봉서(1926~2016)는 '웃으면 복이와요'에서 배삼룡, 서영춘과 함께 1세대 트로이카 시대를 구가했다. 1958년에 출연한 영화 '오부자'에서 영웅호걸 4형제 중 막내 역할을 맡으면서 '막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구봉서는 '한국의 영화배우 100인' 중 38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370여편의 영화에 출연, '코미디 영화의 신성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돌아오지 않는 해병' '수학여행' 등에서 눈부신 연기력을 선보였다. 1960년대 초·중반 DBS 라디오의 '안녕하세요 구봉서입니다'의 DJ로도 맹활약했다.

남보원(1936~2020)은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로 입상하며 방송계에 발을 들였다. 이북 출신으로 전국 팔도 사투리에 능했던 그는 뱃고동, 기차, 전투기 소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큰 인기를 얻었다. 예명 남보원은 'No.1'을 음차한 것이다. 실향민의 아픔을 희극적으로 묘사한 콩트와 사물의 소리를 그대로 복사해내는 성대모사가 주특기였다. 그의 사물효과음 성대모사는 콤비를 이루었던 백남봉과 더불어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사물모사의 원조라고 할 수 있었다.

국내 코미디사의 한 획을 그은 구봉서와 남보원을 기념하는 우표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의 희극인' 구봉서와 남보원을 주인공으로 한 기념우표 64만장을 발행했다. 기념우표는 국가적으로 뜻깊은 일이 있을 때 찍어내는 특별우표의 한 종류이다. 보통우표와 다르게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15~20종의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있다.
두 희극인을 주제로 기념우표를 발행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구봉서는 누가 봐도 당대 최고의 희극배우였다.
그러나 남보원은 배삼룡, 서영춘, 이기동, 백남봉, 이주일과 비교해 왠지 격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지난 6월 현역에서 세상을 떠난 송해였다면 또 모를까.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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