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이태원 참사가 국내 압사 피해 중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고로 기록됐다. 최다 인명 피해(67명)를 낸 1959년 부산 공설운동장 사고의 두 배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다. 전세계적으로도 해외 주요 압사 사고에 비견될 정도로 많은 희생자가 나온 상태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온 국내 압사 피해는 1959년 7월 18일 부산 공설운동장 사고였다. 시민들을 위로하는 야간 행사가 진행되던 도중 별안간 폭우가 쏟아지자 이를 피해 운동장을 빠져나가려는 시민들이 출입구로 몰려 67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
1960년 서울역에서도 큰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설 명절을 앞둔 그해 1월 26일 오후 11시 45분쯤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좁은 계단에 가득 들어찼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가 넘어져 31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했다.
1992년 2월에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미국 팝 그룹 '뉴키즈 온더 블록' 내한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 여고생 1명이 인파에 깔려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 또 2001년 1월 1일 0시쯤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보려고 서울 종각역에 대기하던 인파가 보신각 쪽으로 쏠리면서 어린이 1명이 숨졌다.
가장 최근에는 2005년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그해 10월 3일 오후 5시 30분쯤 상주자전거 축제 행사의 하나로 열린 가요콘서트 녹화 무대를 보기 위해 5,000명이 한꺼번에 무대 쪽으로 다가가 11명이 숨지고, 109명이 다쳤다. 특히 앞줄에 서있던 노인과 어린이의 피해가 컸다.
해외에서도 압사 사고로 수천명의 희생자를 내기도 했다. 1990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사고는 전 세계 역대 압사 참사 중 공식 통계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례 성지순례 ‘핫즈’에 이어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아드하’ 기간에 성지 메카로 향하는 폭 10m가량의 알무아이셈 터널에 수천 명이 몰려들면서 1426명이 압사했다.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 티그리스강 다리에서는 행진하던 순례자들 사이에 “자살 폭탄 테러가 벌어진다”는 괴소문이 돌면서 순식간에 인파가 몰려 1005명 이상이 깔려 죽는 참사가 발생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선 2010년 11월 물 축제 ‘본 옴 뚝’ 기간 보트 경기를 관람하려 좁은 다리에 몰려들다 최소 350명이 숨졌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 힌두교 사원에선 2005년 1월 순례자 265명이 압사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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