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장성 직속 부하 '즈장신쥔', 측근세력 '시자쥔' 등 인맥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출범 이후 후속 인사도 이어지고 있다. 공통점은 역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중앙정치국원 때처럼 측근 발탁에 방점이 찍힌다.
31일 차이신 등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궈성쿤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후임으로 천원칭(62) 국가안전부 부장을 임명했다.
중앙정법위 서기는 공안(경찰)과 정보기관, 법원·검찰 등 정법기관의 업무를 총괄 조율하는 자리로 사회 통제 및 정권 보위 관련 요직 중 하나다.
경찰 출신인 천원칭은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한 직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로서 반부패 운동을 지원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16∼22일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거쳐 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로 발탁됐다. 방첩 기관 책임자가 중국의 24인 지도부인 중앙정치국에 진입한 것은 수십 년만으로 알려졌다.
중앙서기처는 중앙정치국과 상무위원회의 일상 업무를 관장하는 사무처이자 중앙위원회의 최고 집행기관이다. 공산당 총서기는 중앙서기처를 통해 당정을 총괄한다. 천원칭 외에도 같은 경찰 관료인 왕샤오훙(65) 공안부장도 중앙서기처에 합류했다.
천원칭이 물러난 정보기관이자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 부장 자리엔 천이신(63) 중앙정법위원회 비서장이 임명됐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첩보·간첩 색출과 더불어 국내 정치범 업무를 담당하는 실세 권력 기관이다.
저장성 출신인 천이신은 2000년대 초·중반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를 지낼 당시 직속 부하들인 ‘즈장신쥔’의 대표 주자다. 당시 그는 저장성 당 위원회 부비서장, 판공청 부주임, 정책연구실 주임 등 시 주석의 비서와 책사 역할을 했다.
또 2018년부터 중국 공안기관 사령탑인 중앙정법위의 비서장으로 활동하며 시 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을 총괄 지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차기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융(53) 베이징시 당 부서기는 베이징 대리시장(권한 대행) 겸 부시장으로 선출됐다. 조만간 천지닝 전 시장이 상하이 당 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베이징 시장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칭화대 박사 출신인 인융 대리시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한 뒤 잠시 중국투자공사에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 20년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서 일하다 46세 때 인민은행 부총재 자리에 오른 금융 전문가다. 재정적 위험 방지, 주택 투기 금지를 강조하며 공동 부유를 주창한 시 주석의 충실한 ‘정책 이행자’ 역할을 수행했다.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이 된 리시 광둥성 당 서기 후임자로는 황쿤밍(65) 전 중국 중앙선전부장이 낙점됐다. 시 주석이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 밑에서 일하며 시 주석의 측근 인맥인 ‘시자쥔’의 핵심 멤버가 됐다. 5년 전 19기 중앙정치국에 입성하며 중앙선전부장을 맡아온 그는 중앙정치국원 24명에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만 14세 때 중국의 최고 명문 베이징대에 합격한 일로 유명한 리슈레이(58)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총책임자인 부장으로 승진·임명됐다. 2008년 공산당원 교육 기관인 중앙당교 교장 시절에 시 주석의 눈에 들었다는 평가가 있다.
중국 외교라인의 수장을 맡을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의 옛 외교부장 자리엔 친강(56) 주미 중국대사, 류젠차오(58)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류하이싱(59) 국가안전위 판공실 부주임 등이 거론된다. 모두 ‘전랑 외교’를 대표하는 인물이며, ‘홍색 유전자’를 검증받았다.
한정 상무부총리와 함께 쑨춘란, 후춘화, 류허 등 3명의 부총리도 모두 바뀐다. 이 가운데 류허 뒤를 이은 경제 담당 부총리로는 허리펑(67)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언급된다. 장궈칭(58) 랴오닝성 서기, 리간제(57) 산둥성 서기, 위안자쥔(58) 저장성 당서기, 인리(60) 푸젠성 당서기도 부총리 후보자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내다봤다.
SCMP는 향후 5년 시 주석 체제 하의 중국 전망 기사에서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더 많은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두 시 주석의 남자들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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