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인도 구자라트주(州) 모르비 지역 마추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가 붕괴해 다리 위에서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이 강으로 추락했다. 인도에선 매년 10∼11월 디왈리, 차트 푸자 등 축제가 열리는데 이 다리는 축제기간 인파가 몰려드는 지역 관광 명소로 꼽힌다. 특히 디왈리는 힌두교 최대 축제이자 인도의 가장 큰 명절로 올해는 지난 24일이었다. 힌두교도 대부분은 디왈리 시즌에 길게 휴가를 내고 고향을 찾거나 친지와 친구 등을 초대해 식사를 하고 폭죽을 터트린다.
이번 인파도 디왈리 축제를 즐기기 위해 다리로 몰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다리 위에는 어린이를 포함해 400∼500명이 올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인원 수는 125∼150명 수준이라 하중을 3배 이상 초과하는 인원이 몰린 셈이다.
이날 일몰 직후 현수교를 지탱하던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수초 만에 다리가 무너지면서 그 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대로 강물에 빠졌다.
구자라트 구조 당국은 붕괴 당시 다리와 그 주변에 약 350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사망자 중 상당수는 어린이, 여성, 노인이라고 밝혔다.
약 232m 길이의 이 다리 주변에는 사고 당시 관광객 등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너진 다리는 영국 식민지 시대인 1880년에 지어졌으며 최근 6개월 동안 보수 공사를 위해 닫혔다가 지난주에 다시 개방한 뒤 4일만에 무너졌다. 이번 사고로 141명이 숨졌고 177명이 구조됐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수색이 진행 중이라 사상자 수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사고 직전에 일부 젊은이들이 일부러 다리를 흔들며 장난을 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살펴보면 남성들이 다리의 좌우 난간을 붙잡고 흔들기 시작했고 잠시 후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다리가 무너졌다.
인도 정부는 실종자 수색에 보트, 드론을 비롯해 재난대응팀과 군병력까지 투입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자라트주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모르비에서 발생한 비극 때문에 매우 애석하다"며 전력을 다해 구조 활동을 진행 중이며 필요한 모든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인도 야당이 무너진 다리가 제대로 된 안전 승인을 받지 않고 다시 개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사고에 대해 이달 초 인도네시아 축구경기장 압사사고와 29일 서울 이태원 참사에 이어 "한 달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세 번째 큰 재난"이라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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