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장기하 노래에 러브콜
1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장기하의 음악 스타일이 SNS를 중심으로 주목받자 업계가 MZ세대 공략을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이 제작한 신한금융그룹의 '가만 있으면 되는데' 광고가 대표적이다. 장기하가 올해 2월 공개한 곡 '가만 있으면 되는데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를 배경음악(BGM)으로 사용한 이 광고는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넘겼다. 신한금융그룹의 유튜브 구독자수가 10만명에 불과하고 톱스타의 출연도 없는 50초 남짓의 광고가 1000만뷰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동영상에는 "광고가 장기하 뮤직비디오인 줄 알았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 광고는 노래의 제목이자 메인 가사인 '굳이 자꾸만 뭘 그렇게 할라 그래'라는 질문에 신한금융그룹의 사회공헌활동 등으로 답한다. △시니어와 청년 고객을 위한 활동 △스타트업 지원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등 신한금융그룹이 고객을 위한 더 쉬운 금융을 위해 '자꾸만 뭘 하려고 한다'고 답하는 것.
장기하 노래만의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비트감이 광고에 재미를 더했다. 제일기획은 재미 요소가 신한의 진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애니메이션, 콜라주,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광고 영상은 MZ세대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광고를 제작한 임연주 제일기획 제작팀장(CD)은 "같은 메시지라 해도 말보다 노래가 전달력이 있다"며 "장기하의 흡인력 있는 가사와 멜로디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기하의 노래를 광고에 활용해 인기를 끈 다른 사례로는 하이모의 디지털 영상도 꼽을 수 있다. 올해 5월 하이모는 배우 이덕화가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를 개사해 직접 따라 부른 영상으로 MZ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영상은 "네 머리가 영원하겠니, 내 하이모가 영원하겠니"라든지 "세상엔 탈모인 사람과 탈모 예정인 사람만 있는 거야"라는 등의 재치있는 개사로 눈길을 끌었다.
장기하 노래를 BGM으로 활용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버거킹은 지난해 '더블 화이트 갈릭 와퍼' 광고에 '장기하와 얼굴들'의 'ㅋ(키읔)'을 개사한 곡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도 카스는 2019년 장기하와 얼굴들의 '그건 니 생각이고'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 페브리즈도 2018년 장기하와 얼굴들의 '빠지기는 빠지더라'를 활용해 냄새가 잘 빠진다는 제품의 특징을 연결시킨 광고를 선보였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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