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당시 토끼머리띠를 한 남성과 일행이 고의로 밀어 사고가 났다는 증언이 확산되면서, 경찰은 소문의 진위 여부를 포함해 증언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이태원 사고 책임 규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사고 현장 인근 CCTV 52대를 확보하고 목격자와 부상자 44명을 조사하는 등 참사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의 밀기 때문에 시작됐다는 소문의 진위 여부도 확인 중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범인 색출’ 작업을 이어갔고,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당일 영상을 되짚어보면서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아냈다. 이 남성의 얼굴은 모자이크도 없이 온라인상에 퍼졌고 “이번 사태의 주범”으로 몰렸다.
자신의 얼굴이 온라인에 떠돌자, 이 남성은 직접 자신의 SNS에 해명 글을 남겼다.
그는 “SNS 알람이 꺼진 상태라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당하고 있다.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날 이태원에 방문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났다”며 “그에 대한 증거도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남성은 “당시 사람이 너무 많아 오후 10시 전 이태원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9일 오후 9시 55분 39초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승차 개찰구를 통과한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공개했다.
교통카드 이용내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이태원역에서 출발해 오후 10시 17분에 합정역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시각이 오후 10시 15분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A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게 된다.
이 남성은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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