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선 패배 45시간만에 연설
절차 준수 강조하며 권력 이양 승인, 대선 패배나 룰라 언급 안해
절차 준수 강조하며 권력 이양 승인, 대선 패배나 룰라 언급 안해
[파이낸셜뉴스] 대선 전부터 선거 불복을 암시했던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 패배 이후 약 45시간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고 권력 이양 작업을 승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절차를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1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의 대통령 관저에서 약 2분 길이의 짧은 연설을 했다.
그는 자신을 반민주주의자라고 평가하는 목소리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헌정질서를 계속 준수할 것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자유, 종교자유, 언론자유, 정직함 그리고 우리 국기의 녹색과 황색을 믿는 수백만 브라질 국민의 지도자가 되는 건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 동석한 시루 노게이라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법에 따른 요청이 있을 경우 정부 이양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30일 대통령 결선 투표가 열렸다. 브라질 우파의 대표 주자였던 보우소나루는 당시 투표에서 남미의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1.8%p 차이로 밀려 패배했다. 보우소나루는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룰라에게 뒤지자 전자투표기기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달 2일 대선 1차 투표 직전에 깨끗한 선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투표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 결과 확정 이후 약 45시간 동안 선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1일 연설에서 대선 패배는 물론 룰라의 이름도 언급하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는 1일 낮 기준으로 전국 주요 도로 약 200곳에서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길을 막고 시위를 벌였다. 보우소나루는 "선거 과정에 대해 부당하다고 느끼는 감정이 표출된 것으로 이해하며, 평화로운 시위는 언제나 환영이나, 사유지 침범 및 파괴, 오고 갈 권리 방해 등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은 좌파의 방식이며 그래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룰라는 권력 이양 절차가 시작되면 내년 1월 1일에 4년간의 3선 임기를 시작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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