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현기 남해인 기자 = 156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에서 112 신고에 대한 경찰의 부실 대응과 보고가 계속 지적되고 있다. 경찰이 참사 직전 112 신고 11건 중 4건에만 현장 출동해 소극 대응 논란을 키운데다 참사 발생 또한 1시간이 지나서야 지휘부에 보고됐기 때문이다.
2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 관계자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 사고 발생 신고를 접수하기 전까지 총 11건의 112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신고는 통상 시도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이 접수한 다음 긴급성에 따라 5단계 긴급 코드(긴급성에 따라 0~4단계)를 지정해 일선경찰서 112상황실에 전달한다. 일선경찰서 상황실은 접수 내용을 보고 경찰서 형사나 지역경찰(지구대·파출소)에 출동지령을 내리며 출동지령을 받은 경찰관은 현장에 출동에 사고에 대응해야 한다.
중요 112 신고는 윗선에 따로 보고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는 긴급 상황이 생기면 시도청에 보고한다"며 "시도청 또한 중요한 사안은 본청에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는 112신고에 대한 '대응'과 '보고' 모두 부실했다는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태원 참사 직전인 29일 오후 6시34분부터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11건의 신고 중 4건에만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신고 녹취록을 보면 신고자들이 '압사'라는 단어를 9회나 언급해 상황의 심각성을 경찰에 충분히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희근 경찰청장 또한 전날 국회에 출석해 "사고 직전 현장의 위험성과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으나 사고 예방 및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며 경찰 초동 대응의 문제를 인정했다.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태원 참사는 중대 사안인데도 발생 후 1시간47분이 지나서야 경찰청에 보고됐으며 서울지역 치안을 총괄하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사건 발생 1시간21분 후 인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대응을 하느라 보고가 늦어졌는지 아니면 일선에서 보고가 올라왔는데 중간에서 지체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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