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이용객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풍경이 달라졌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300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소셜미디어상에는 최근 시민들이 질서를 지키며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게시글이 여럿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소름 끼쳤다”며 “원래 퇴근 시간 때 건대입구 환승구간 계단에 내리는 사람 타는 사람 뒤엉켜서 지옥 같은데 오늘은 계단에서 사람들이 일정 간격 두고 서서 기다리면서 올라가더라. 내려오는 통로도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직원이 교통정리 한 건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며 “모두 약속한 것처럼 질서를 지키고 있더라”고 전했다.
A씨의 글에 한 누리꾼은 "시민의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가 현상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다들 참사 현장을 떠올리며 걸었을 그 무거운 발걸음들, 질서를 지키는 건 좋은 일이지만 한편 마음이 아프다"고 답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1일 트위터에 “정말 미는 사람이 사라졌다. 9호선 출근 시간에 사람들이 밀어서 휘청거리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없어졌다”며 “어떤 마음으로 지하철 탑승을 하고 있을지 알 것 같아서 슬프다. 우리는 또 어떤 하루를 살게 될까”라고 적었다.
누리꾼 C씨도 1일 트위터에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환승역에서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 덜 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서로 덜 밀어도 타고 내릴 수 있는 거였구나. 살짝 눈물이 났다"고 했다.
또 누리꾼 D씨는 2일 트위터에 "사람들이 원래 엄청나게 붐비는 출퇴근 시간대에 자기 먼저 가려고 끼어들고 그랬는데 걸을 때도 밀지 않고 지하철도 각자 최소 8cm 떨어져서 서 있다"며 "매일 사람들이 떠미는 거에 파도처럼 밀려서 출퇴근했는데 최근 3일 동안 누구랑 닿지도 않았다. 뭔가 무섭고 착잡하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선 여전히 미는 사람이 많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은 자신이 주로 탑승하는 지하철 호선을 언급하면서 “아침 출근길 지옥이었다. 사람들이 밀고 들어와서 어떤 분은 비명을 질렀다” “캐리어 밀고 탄 커플 때문에 찌부러져서 순간 숨이 턱 막혀 미치는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시는 이태원 압사 사고를 계기로 혼잡도가 높은 지하철역을 긴급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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