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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우윳값 인상 불가피"...원유 가격 52원 인상에 '밀크플레이션' 우려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4 11:06

수정 2022.11.04 11:42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우유 가공 식품 연쇄 인상 이어지나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의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낙농진흥회가 올해 원유(原乳) 가격을 ℓ당 52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우유 소비자가격도 연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업계는 이미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인상 등을 이유로 최근 컵커피, 치즈, 발효유 등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부터 원유 가격을 ℓ당 49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단 원유 가격 협상 시한인 8월 1일 이후 3개월 동안 가격 조정을 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 ℓ당 3원을 더해 52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원유 기본 가격은 ℓ당 999원, 내년 이후 생산분은 996원이다.

내년 1월 도입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따라 ℓ당 49원 인상된 기본 가격은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된다. 가공유 가격은 ℓ당 800원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업체들은 원유기본가격이 결정됨에 따라 소비자가격의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흰 우유는 가공유보다 마진이 크지 않다"며 "올해 안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업체들은 이미 원가 부담이 커진 컵커피와 수입치즈 등의 제품 가격은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달 체다치즈, 피자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 40여종의 치즈 가격을 약 20% 올렸다. 남양유업도 이달부터 발효유 제품을 대리점 출고가 기준 평균 10%, 치즈 제품은 평균 15%, 두유는 평균 14%, 컵커피 편의점 제품 11종은 7~12% 각각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요거트와 요구르트 제품 가격을 15~25%, 컵커피 14종은 11% 각각 상향했다.

유업체 관계자는 "고환율에 치즈 수입가격이 오르고 에너지 비용도 부담이 컸다"며 "물류비도 올라 더 버틸 수 없어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 원유기본가격 인상이 확정된만큼 흰 우유,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원유기본가격 인상폭은 2013년 유가연동제 도입 때 106원(12.7%) 인상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라며 "소비자에게 외면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는 (소비자가격을) 최대로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기업간거래(B2B)의 경우 연간 단위 입찰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2023년 입찰 시 인상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관련 제품 가격이 연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지 주목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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