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의심과 확신 사이 결정적 한방
고의사고 적발 피해자 단골병원
부재환자 점검 등 불시조사 나서
지방 외곽에 위치한 A한방병원. 이곳은 최근 몇 년간 과잉진료, 허위청구로 보험사가 주목하는 곳이었다.
고의사고 적발 피해자 단골병원
부재환자 점검 등 불시조사 나서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XA손해보험은 이 병원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와 감사를 시작했다. 이곳은 2020년부터 총 4회에 걸쳐 고의사고로 적발된 피해자의 치료가 있었고 허위 청구 이력을 가진 병원이었다. 또 중소 도시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환자 수가 많다는 것도 의심을 샀다. 결정적으로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렌터카를 이용해 고의 사고를 일으킨 후 치료와 보상을 A한방병원에서 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그러던 중에 AXA손해보험은 고의로 의심되는 사고를 접수했다. 20대 3명이 탄 렌터카 차량의 사고였고 특히 탑승자들의 관계는 고향 선후배이며 사고 후 입원 치료를 받은 곳이 A한방병원이었다. 보험사는 조사를 착수했다. 우선 보험사 보상센터가 2회에 걸쳐 진행한 부재환자 점검에서 첫 번째는 피해자가 외출 후 복귀하지 않았다. 두번 째 불시 방문에서는 병원 관계자와 피해자가 모두 부재 상태임을 확인했다. 특히 과거 고의 사고 적발 대상자 중 이 지역이 고향이었던 B씨에게 이번 사고 피해자에 대해 문의했다. 그는 피해자가 자신의 후배이고 고의사고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했다.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보험사는 피해자들이 보험금 청구를 진행하는지 예의주시했다. 예상대로 치료비 청구를 해왔고 보험사는 그동안 조사해 온 것을 바탕으로 병원으로부터 허의 청구 사실에 대한 인정을 받아냈다.
조사 결과 이 한방병원의 병원장은 A한방병원 뿐 아니라 다른 한방병원도 운영하고 있었다. 보험사는 두 병원에 대해 지급했던 치료비 전액 2900만원과 한의원 치료로 늘어난 합의금 성격의 치료비 520만원 등 총 3500만원 가량의 금액을 적발했다.
AXA손해보험 관계자는 "보험사기 특별조사팀장이 과거 고의 사고로 적발됐던 B씨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번 한방병원 보험사기는 이를 통해 조기에 알아낼 수 있었다"며 "보상센터와 특별조사팀은 한방병원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착안해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비(2조3916억원) 가운데 한방 진료비는 1조 3066억 원으로 54.6%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양방진료를 앞섰다. 2017년 5545억 원에 불과했던 한방 진료비가 5년간 135% 급증해 같은 기간 10.7% 줄어든 양방 진료비를 추월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부상 정도가 경미한 교통사고 경상환자(상해급수 12∼14급)의 1인당 한방 진료비는 96만 1000원으로 양방(33만 8000원)의 2.8배나 됐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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