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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1%대 성장률" 민간연구소 암울한 전망 쏟아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7 08:16

수정 2022.11.07 17:14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11.1 kangdcc@yna.co.kr (끝)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일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11.1 kangdcc@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세계 경제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는 가운데 내년 한국도 1%대 저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고용·물가도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각 기관 등에 따르면 최근 대신증권(1.6%)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 한국경제연구원(1.9%)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1.9%) 등 국내외 민간 경제·금융기관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국제기구들은 2%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은행은 2.1%,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를 전망했는데 KDI는 오는 10일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기존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수출 부진과 내수가 동반 위축돼 내년 말까지 부진을 지속하는 L자형 회복세에 그칠 것”이라며 1.6% 성장을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방역 조치 해제로 소비가 늘어나는) ‘리오프닝 효과’가 소멸되고 고물가·고금리 여파, 경제심리 부진 등으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통화긴축 강화 및 해외수요 위축 등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도 국내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1%대 성장률은 1998년 외환위기 때의 -5.1%,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0.8%,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의 -0.7% 등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한은이 보는 잠재성장률 2.0%를 밑도는 것인데, 대형위기 때를 빼고는 흔하지 않다.

내년 경제 위축이 전망되는 주요 이유로 우선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의 악화가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이 524억8000만달러(약 75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59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7억달러로 4월 이후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른바 차이나런(해외 투자 자본 및 기업의 중국 이탈)과 코로나19(COVID-19) 봉쇄조치 등으로 한국 수출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것도 변수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를 유지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무역수지 적자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어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6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1.06. jhop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6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11.06. jhop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내수를 둘러싼 환경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는 올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으나, 유가 등 원자잿값은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이고 개인 서비스 같은 근원적인 물가의 오름세는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의 금리 인상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까지 커지면 그간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도 타격을 받는다. 이는 고용지표 악화로 이어진다. KDI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79만1000명에서 내년에는 8만400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률 하향과 함께 물가·고용 등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어려움이 그만큼 커진다는 얘기다.

온 국민을 비통에 잠기게 한 이태원 참사가 상당 기간 소비 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사회 전반에 깔린 우울감이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14년 4월~7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연간 증가율을 크게 밑돌았다.

정부도 올해보다 내년 경제가 어려워지고 성장률도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여러 차례 ‘내년에는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기재부 간부회의에서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서 우리 경제의 엄중한 상황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내년 상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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