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에서 처음 본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 피의자의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피해자 A씨는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5월 서면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6번 머리를 짓밟히고 사각지대로 끌려간 살인미수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피의자인 B씨는 사건 당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A씨의 뒤로 다가가 그의 머리를 갑자기 발로 찼다. A씨가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힌 뒤 바닥에 쓰러지자 B씨는 A씨의 머리를 5차례 발로 밟았다. 이후 B씨는 정신을 잃은 A씨를 CCTV 사각지대로 끌고 갔고, 이후 여자친구집으로 도주했다.
폭행으로 인해 A씨는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내출혈과 영구장애가 우려되는 오른쪽 다리의 마비 등 심각한 상해를 입었다. A씨는 현재 해리성기억상실 장애로 사건 당시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지만 CCTV와 자료를 기반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그는 “뒤돌려차기로 머리를 맞은 뒤 쓰러졌고 총 6차례 발로 머리를 맞았는데, 5회째 맞았을 때는 손도 축 늘어졌다”며 “어린 시절 축구선수를 꿈꿨다는 경호업체 직원(B씨)의 발차기는 엄청난 상해로 이어졌다”고 했다.
A씨는 사각지대로 끌려간 8분의 시간 동안 성범죄도 당한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는 “여자친구집으로 도주한 가해자는 휴대전화로 ‘서면살인’, ‘서면살인미수’, ‘서면강간’, ‘서면강간미수’ 등을 검색했는데 본인 손가락으로 자백한 거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B씨는 최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지난달 30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B씨를 숨겨준 혐의(범죄은닉 등)를 받는 그의 여자친구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재판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나 살해 의도는 없었으며,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가해자에 대한 법원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8년이나 형을 줄여 12년을 선고했다”며 “(이유가) 범인이 폭행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CCTV에 다 찍혀있는데 부정하는 피고인이 어디 있나. 범인은 아직도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B씨는 프로파일러 보고서에서도 재범 위험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고 사이코패스 검사로 알려진 PCL-R에서도 점수가 높게 나왔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A씨는 “사건 이후 한 달여가 지난 뒤 기적적으로 마비가 풀렸다. 하지만 여전히 길을 걸을 때 불안하고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2시간마다 잠을 깬다”면서 “B씨가 반성문에 ‘합의금을 할부로라도 갚겠다’고 적었다는데, 우리 가족은 1조원을 줘도 안 받을 거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형이 적다며 항소했고 범인은 형이 많다며 항소했다. B씨는 아예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다. 재판장에 올 때마다 몸집이 커져간다”면서 “이렇게 증거가 넘치는데 범인은 12년 뒤에 다시 나온다. (그때도) 고작 40대다. 뻔한 결말에 피해자인 나는 숨이 턱턱 조여온다. 사회악인 이 사람이 평생 사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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