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RA 제동걸리나… 車·배터리업계, 美 중간선거 두고 촉각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08 18:11

수정 2022.11.08 18:11

공화당 "다수당 되면 IRA 개정"
車업계 IRA 유예 가능성에 기대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계속될듯
미국 중간선거가 시작되면서 완성차, 배터리 등 국내 관련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전기차 시장을 뒤흔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경제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IRA 개정에 대한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간 미묘한 온도차도 보인다.

■완성차 업계, IRA 약화 분수령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가 미 중간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바이든 정부의 해외기업 규제법안인 IRA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일찌감치 IRA 개정을 거론해왔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IRA의 직격탄을 맞았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돼야 하고,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소재가 일정 비율 이상인 전기차에 한해서만 대당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지급토록 규정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산이다. 전량 국내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여서 세제혜택 대상에서 모두 제외된 상태다.

다만 IRA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미 지난 8월16일에 제정된 IRA 법안을 개정하거나 폐기하기 위해선 미 상·하원 동의와 함께 대통령 승인이 필요해 이번 선거 결과로 법이 곧바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대외정책에 있어선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이 밖에 최근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조항을 3년 유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IRA 개정안이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 주도로 발의되긴 했지만 조지아주, 앨라배마주 등 현대차그룹의 공장이 있는 지역구 의원들이라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IRA와 관련해 미국 재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세액공제와 관련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조립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내용과 정신 모두에 위배된다"는 점을 주장했다.

■배터리 업계 "IRA 새로운 기회"

국내 배터리 업계도 중국산 광물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IRA의 영향을 일부 받을 수밖에 없다.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은 58%, 코발트는 64%, 흑연은 70%를 중국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는 핵심 원재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과 FTA를 맺은 칠레, 호주, 캐나다 등 국가들에서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업계의 원자재 확보 노력들은 대부분 2025년 이후에나 빛을 볼 수 있어 적용 유예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으론 IRA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은 올해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RA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IRA로 미국의 친환경 정책이 가속화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IRA 영향으로 CATL, BYD 등 중국 주요 배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을 제한해 결과적으로는 국내 배터리업계의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깨는 계기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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