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8일(이하 현지시간) 막이 올랐다.
이번 중간선거는 2020년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상하 양원을 모두 민주당에 내어 준 공화당이 의회를 다시 장악할지, 2024년 대선에서 다시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잣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드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로 세력판도가 급속히 기운 대법원의 임신중단권 50년전으로 되돌리기 판결이 민주당 표심을 어느 정도로 결집시킬지도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하원, 누가 장악하나
이번 선거 최대 핵심 가운데 하나는 하원을 누가 장악하느냐다.
판세는 공화당에 기울어 있다. 공화당은 2년전 패배를 딛고 올해에는 하원 다수당 지위를 회복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 선거에서 미 전역에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2년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민주당 텃밭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로드아일랜드, 오리건주는 물론이고 민주당 아성인 뉴욕주도 흔들리고 있다.
박빙 상원 선거
하원 선거가 공화당으로 기운 가운데 상원 선거는 박빙이다.
유권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들에 대해서도 선호도가 낮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화당 모두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가장 열세인 지역은 네바다, 뉴햄프셔, 애리조나, 조지아 등이다.
반면 2년전 바이든이 승리한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는 민주당이 공세를 취하고 있고,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공화당이 수성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당연직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1석을 더해 민주당이 간신히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지사 선거
애리조나와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선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지 여부를 가를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두 곳에서 주지사에 도전한 공화당 후보들은 모두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패배 뒤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가 승리했다고 주장한 이들이다.
애리조나 주지사로 출마한 캐리 레이크는 대선과 관련한 트럼프의 거짓말을 가장 큰 목소리로 떠들고 다닌 인물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상원의원인 주지사 후보 더그 매스트리아노는 지난해 1월 6일 의사당 난입 폭동으로 번진 백악관 앞 집회에 사람들을 실어 나른 장본인이다.
미시간주에서는 개표기 조작을 주장하고,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한 맷 디페르노가 주 법무장관 공화당 후보다.
라틴계, 우파로 돌아서나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층 가운데 하나인 중남미 이민자 출신인 이른바 라틴계가 이번 선거 흐름을 가를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다.
앞서 트럼프는 2년전 대선에서 라틴계 표를 흡수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라틴계가 공화당에 우호적인 표몰이를 해줄지가 관심이다.
대표적인 관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 텍사스주 리오그란데밸리이다.
라틴계가 모여 사는 이 곳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었지만 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인 곳으로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극적으로 민주당과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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