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북한이 6·25 휴전 협정이후 처음으로 동해 NLL 이남 수역으로 쏜 미사일 잔해물을 추적해 인양하기 위해 우리 해군의 수상함 구조함 '광양함'을 동원하고 무인 수중탐색기를 투입, 탄착 주변해역을 수색해 지난 6일 인양에 성공했다.
동해 수역서 후방 동체·주날개 일부 인양
해군이 이날 인양한 북한 미사일 잔해물은 길이 약 3m, 폭 약 2m의 후방 동체 일부와 폭 약 0.8m의 주날개 4개 중 일부로 동체 내부에선 액체연료통과 엔진·노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군 당국은 잔해물을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그 형상과 특징이 나토명·러시아명 S-200인 SA-5 미사일과 같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이 7일 공개한 사진에도 SA-5 미사일이 포함됐다.
북한은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을 향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3발을 쐈으며, 이 가운데 1발이 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 강원 속초로부터 동쪽으로 약 57㎞, 그리고 울릉도로부턴 서북쪽으로 167㎞ 거리였다.
국제법상 각국 '영해'가 기선(基線·기준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까지의 해역임을 감안할 때 당시 북한 미사일은 우리 영해 바짝붙어 탄착됐다.
이 미사일 때문에 한때 울릉도 전역엔 공습경보가 발령됐으며, 우리 군은 공군 전투기를 출격시켜 NLL 이북 해상을 향해 공대지미사일 3발을 쏘는 대응 사격에 나섰다.
군 당국은 "이번 북한의 SA-5 미사일 발사는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며 "우리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군은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60년대 소련이 만든 'SA-5'…"지대공을 지대지로 쏴"
군사 무기체계 전문가 일각에선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쏠 경우 최대 사거리 300㎞로 추정되지만, 표적까지 레이더 유도가 불가능해 정확도는 떨어지게 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번에 북한이 노후화된 구형 지대공미사일 SA-5를 지대지미사일처럼 활용한 건 대남 무력도발이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미사일을 소진하기 의도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편, 나토명 SA-5(러시아명 S-200)는 1960년대 옛 소련이 지대공미사일로 개발한 것으로 이 미사일은 "지대지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최근 러시아도 이와 유사한 지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한 바 있다"고 군 당국은 전했다.
SA-5 기종은 고체연료가 아닌 액체연료 추진 방식이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부터 발사 단계에서 액체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리는 미사일 형식을 대체하기 위해 액체연료 앰플화 방식과 고체연료 추진 방식의 미사일을 개발해왔다.
우리 군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피격에 사용된 북한 어뢰추진체와 2012년과 2016년엔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 목적이라며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미사일의 파편을 서해에서 수거한 적이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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