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런' 수혜 입은 국내 증시
외국인 5조 넘게 순매수 기록
삼성 등 대형주 위주 회복세
전문가 "'베어마켓 랠리'일 뿐"
긴축 등 경기침체 우려 여전
한때 2100선 붕괴 우려가 나왔던 코스피 지수가 어느덧 2400을 넘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던 대형주들도 회복세다. 그러나 증권가는 "진짜 겨울이 오고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외국인 5조 넘게 순매수 기록
삼성 등 대형주 위주 회복세
전문가 "'베어마켓 랠리'일 뿐"
긴축 등 경기침체 우려 여전
■외국인 컴백…코스피 300p 상승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 오른 2424.4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400선을 웃돈 것은 9월15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코스피 지수는 9월 말 2155.49까지 추락하며 2100선을 위협받았다. 이후 반등을 시작해 40일 만에 300p 가까이 올랐다.
증권가는 상승세의 원인을 원·달러 환율 하락과 중국 증시를 빠져나온 이른바 '차이나 런' 등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에서 찾는다. 지난달 초(10월 4일)부터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는 5조3508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9582억원), 삼성SDI(1조460억원), LG에너지솔루션(7961억원), SK하이닉스(7884억원) 등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대형주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 증시는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라고 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밑돌면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외국인 수급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만약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돈다면 증시가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서 정책 불확실성도 일정 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카 코스피 밸류에이션에 선반영돼 있다"며 "미국 중간선거 이후 입법 리스크가 최소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추세 아냐...겨울 리스크 온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일 뿐 증시의 추세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라올 만큼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는 기준금리의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수가 상승했으나 추세가 바뀌려면 긴축 완화와 경기 침체 우려 해소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한 분기 안에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 주식시장 상승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배경이었다"며 "이를 감안하면 11월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중간선거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빈틈없는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시장도 이를 서둘러 반영한 탓에 선거결과와 물가지표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내내 우려됐던 유럽의 에너지 대란도 큰 리스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럽의 에너지 공급이 줄었는데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유럽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 연구위원은 "지금부터는 유럽의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 반영될 것"라며 "진짜 겨울이 오고 있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