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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트럼프에게는 '재앙'...2024년 재선 도전에 빨간 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0 02:35

수정 2022.11.10 15: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공화당의 '레드 웨이브'가 실종되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거세지고, 그의 2024년 대선 재도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공화당의 '레드 웨이브'가 실종되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거세지고, 그의 2024년 대선 재도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AFP연합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2024년 대통령 재선 도전이 심각한 걸림돌을 만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력히 지지했던 이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그의 당내 입지 위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트럼프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는데 실패하면서 공화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레드 웨이브'는 실현되지 못한 꿈으로 끝났다. 붉은 색은 공화당을 나타내는 색이다.


공화당이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상하 양원을 완전히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 대신 '레드 미스트'에 그쳤다는 비야냥이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의 재선 행보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트럼프 후보들 고전

9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아직 주요 격전지 선거 결과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공화당 후보 가운데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지지한 위스콘신, 캔자스 주지사 후보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후보, 그리고 하원 의원 후보 4명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패배했다.

트럼프가 지지한 인물 가운데 승리를 거머 쥔 최고위급은 오하이오주에서 팀 라이언 민주당 상원의원을 물리치고 차기 상원의원 당선을 사실상 확정한 JD 밴스 정도에 불과하다.

대선 방불케 한 지원 유세

트럼프는 미 전역을 돌면서 과거 자신의 대통령 선거 유세 당시와 같은 정도의 지원 유세를 펼쳤다.

스스로를 공화당 대표로 인식되도록 하는 설정이었다.

실제로 이번 지원 유세는 트럼프에게는 2024년 대선 유세나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지원 유세장에서 지지 후보에 대한 연설보다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는데 더 치중했다고 꼬집었다.

뿔난 트럼프

트럼프가 공화당의 하원 석권을 자신의 공으로 돌릴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그 스스로도 이번 선거가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핵심측근들과 가까운 그의 보좌관 한 명은 CNN에 트럼프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뒤 '격노'했으며 "모든 이들에게 소리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스스로 킹메이커 역할을 하면서 정적을 쳐내고 그 자리에 자신에게 충성하는 이들을 앉혔다.

이 보좌관은 트럼프가 고른 후보들은 '모두 나쁜 후보들'이었다면서 그가 주요 격전지 후보들을 선택할 때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재선 도전에 빨간 불

트럼프는 이번 중간 선거에서 충성파 의원들을 의회에 대거 입성시켜 공화당을 명실상부한 트럼프당으로 만들고, 이를 발판으로 2024년 재선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날 트럼프는 15일에 큰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재선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번 중간 선거를 계기로 당내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그가 입김을 발휘해 충성파 후보들이 겨눈 격전지에서 트럼프 후보들이 대거 탈락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공화당이 이겼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선거 뒤 트럼프 책임론이 거세질 수도 있다.


한편 이전에는 트럼프와 협력했지만 지금은 경쟁자로 각인되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민주당 후보를 20%p 가까운 차이로 대승하면서 돌풍을 일으켜 트럼프의 입지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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