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정감사장에서 프리젠테이션(PPT) 자료 첫 화면에서 ‘이태원 참사’라는 제목과 함께 활짝 웃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걸었다가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국감장에선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적으며 필담을 나누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이 의원은 대통령실 참모들의 국정감사 태도를 지적하며 “이태원 참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재밌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런 비판을 했던 이 의원이지만, 정작 본인은 ‘이태원 참사’라는 제목과 함께 활짝 웃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걸었던 것이다. 이 의원 측은 “모든 PPT 자료에서 동일한 사진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수진 의원실 등에 따르면, 이 의원실은 이날 ‘대통령실 국정감사 이태원 참사’라는 주제로 PPT 자료를 만들었다. 자료 첫 페이지에는 당명과 ‘국회 운영위원회 국회의원 이수진(비례)’라는 문구를 적었고, 흰색 재킷을 입고 웃는 표정을 한 이 의원 사진이 사용됐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가 끝난 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김 수석과 강 수석의 태도를 계속해서 비판했다. 그는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픔 때문에 온 국민의 가슴이 절절한데, 정치인들의 책임은 더욱 크고요”라며 “국감장에서 깔깔, 큭큭거리던 대통령실 참모들의 웃음소리에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웃기고 있네’라는 조롱섞인 대통령실 수석들의 비아냥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잠을 못 잘 것 같다”며 “156명의 죽음이 희화화되는, 타인의 아픔에 진영싸움으로 맞대응하는 그들에게서 책임은 둘째치고 휴머니즘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처럼 참사를 다루는 진지한 자리에서 보인 대통령실 참모진의 부적절한 태도를 비판하고 나선 이 의원 측은, 정작 참사 관련 문제 제기를 하는 자신의 PPT 자료에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웃는 사진을 사용한 것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2년도 국정감사에서 우리 PPT자료는 모두 동일한 표지로 제작해 제목 등만 바꿔넣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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