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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사작전" 공개...전문가들 "실제 전력보다 과장선전"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0 15:11

수정 2022.11.10 15:11

北 2일 울산앞바다 순항미사일 2발 주장, 우리 군 "사실이 아니다"
北 3일 발사 ICBM '화성-15형' 공개, 우리 군은 "화성-17형 추정"
北 4일 500대의 각종 전투기 동원 주장...우리 군 "항적 180개 탐지"
北 핵 이외에 EMP탄·지하관통탄두 등 재래식 도발 강화 경계해야
전문가들 북한 도발 이어갈 가능성 커, 국지도발 긴장 높일 우려...
북한 총참모부는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맞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군사작전을 단행,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총참모부는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맞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군사작전을 단행,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고 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파이낸셜뉴스] 북한 군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5일 나흘간 대남 군사작전을 진행했다면서 7일 관영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작전 일자별로 대응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북한은 이날 자신들의 군사작전 내용을 대내외 매체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보도하면서 북한 자신의 전력을 과장해 선전하고 향후 도발 양상을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 군 총참모부는 “모든 대응 군사작전들은 계획된 목적을 성과적으로 달성했다”며 도발 내용을 공개했다.

△작전 1일차인 지난 2일 “평안북도 지역 미사일 부대들로 적들의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산포탄전투부와 지하침투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4발 발사.

△이어 같은 날인 2일 오전과 오후에는 동해안과 서해안 연선의 공군 반항공미사일병부대들이 공중 목표들을 소멸하는 훈련으로 지대공미사일 23발 발사.

특히 북한은 이날 자신들의 동해상 북방한계선, NLL 이남으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국 공군이 공대지미사일 3발을 NLL 이북 공해상으로 사격한 데 대해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 사거리로 한국의 울산시 앞 80㎞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3일엔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한국 군 당국이 2단 분리 후 추력을 잃으면서 정상비행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총참모부는 또 이날 초대형 방사포탄과 각종 전술탄도미사일 5발, 그리고 46발의 장거리 방사포탄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4일엔 3시간 47분에 걸쳐 500대의 각종 전투기들을 동원한 공군의 대규모적인 총전투 출동 작전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 5일엔 작전 첫 날과 비슷하게 공군기지 타격을 모의해 서해갑문 앞 무인도를 목표로 산포탄전투부를 장착한 전술탄도미사일 2발과 초대형 방사포탄 2발을 또다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 군 총참모부는 이번 작전이 “적들의 도발적인 군사적 망동이 끈질길수록 대응은 더욱 무자비할 것이라는 명백한 대답”이라며 “적들의 반공화국 전쟁연습들에 지속적이고 압도적인 군사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군이 이날 공개한 작전 내용과 사진을 보면 한미을 모두 겨냥하는 무기들이 다양하게 동원됐다.

‘화성-15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철도 기동형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순항미사일, 스커드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이 망라됐다.

북한 매체가 신형 무기 실험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들.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KN-25),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자료=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캡처
북한 매체가 신형 무기 실험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사진들. 왼쪽부터 신형대구경조정포, 초대형방사포(KN-25),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자료=미국의소리(VOA) 홈페이지 캡처
특히 북한은 이번에 지하관통탄두를 의미하는 지하침투전투부와 분산탄두를 뜻하는 산포탄전투부 등 여러 미사일 탄두 기능이 사용됐다며 핵 무력뿐만 아니라 재래식 도발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했다.

북한은 2016년 300㎜ 방사포 시험발사를 지하침투탄과 산포탄 등의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적은 있지만 600㎜급인 초대형 방사포 등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는 무기에 이런 탄두를 장착했다고 밝힌 적은 전례가 없었다.

이와 함께 북한 군 총참모부가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밝힌 데 대해선 전자기충격파 즉 EMP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3일 쏜 ICBM을 ‘화성-17형’으로 분석했으나 북한은 이날 탄두가 변형된 ‘화성-15형’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3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해당 미사일에 대한 평가 결과는 현재까지 변함없고 세부 제원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쐈지만 정상비행에 실패해 이를 부각하지 않으면서도 ICBM 개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사진을 올렸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2일 울산 앞 80㎞ 부근 공해상에 발사했다고 밝힌 2발의 전략 순항미사일의 경우 당초 한국 군 당국 발표에는 없던 내용이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서도 “한미 감시·정찰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현재까지 우리 군에 포착되거나 탐지된 것은 없다.”며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북한이 4일 500대의 각종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적인 총전투출동작전이 진행됐다고 한 주장은 북한의 에너지난을 감안할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했다.

한국 군 당국은 당초 북한의 군용기 '항적 180여 개'를 탐지했다고 밝혀 실제 동원된 전투기는 180대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핵실험에 나서는 데는 신중하더라도 고강도 대남 국지도발로 긴장을 높이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19년 7월 31일 김정은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월 1일 보도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사격을 참관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지난 2019년 7월 31일 김정은의 지도 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8월 1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사격을 참관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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