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란의 ‘국민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38)가 SNS에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고 반정부 시위에 연대의 뜻을 표시했다.
알리두스티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공식 SNS에 히잡을 벗고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모습으로 ‘여성, 삶, 자유’ 쓰인 종이를 두 손에 들고 결연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여성, 삶, 자유’는 지난 9월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3일 만에 숨진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를 기리는 문구다.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7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 10대 여학생들이 사라진 뒤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알리두스티는 지난 6일에도 인스타그램에 “나는 여기 남아 있는 사람이고 떠날 생각이 없다”며 시위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저항과 평등으로 삶을 시작해 자유에 대한 소망과 함께 끝난 수많은 내 고향의 여성들로부터 용기를 물려받았다”며 “나의 권리를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알리두스티는 10대 시절부터 이란 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서 주연을 맡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알리두스티는 이달 초 올린 게시글에서 배우 일을 중단하고 시위를 하다 목숨을 잃거나 구금된 사람의 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의 권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는 팔꿈치 안쪽에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새긴 사실이 알려져 이란 내 보수층의 비난을 받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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