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진운·경기장 상황·라인업 나쁘지 않다
별들의 축구 전쟁 월드컵의 성적을 가르는 변수는 무수히 많다. 각 국가 선수들의 컨디션과 부상 여부, 월드컵 개최지의 날씨, 감독의 리더십, 선수들의 개인기와 조직력 등 무수히 많다.
먼저 2022 카타르 월드컵의 한국 16강 진출이 유리한 요소로는 대진운과 카타르 월드컵의 경기장 상황, 선수들의 라인업 등이 꼽힌다.
이영표는 유튜브 '안정환 19' 채널에서 "카타르 월드컵은 8개 경기장이 30km내에 모여 있다"며 "과거 브라질, 러시아 월드컵의 경우 이동에 수시간이 걸리고 시차도 있지만 우리는 예선 3경기를 한 경기장에서 한다"며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 한국의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이 속한 H조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이 속해 있다. 3팀 모두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이지만 이웃국인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해볼만 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타르 월드컵 조추점 당시 이웃 나라인 일본이 E조에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 등 강팀과 편성된 것과 대조적이다. 월드컵 추첨 이후 축구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여럿 쏟아져 나왔다.
2022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선수 라인업도 과거 월드컵과 비교해 강력하다는 평가다. 공격의 손흥민과 수비의 김민재라는 강력한 카드가 존재한다. 다만 손흥민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얼굴 부상을 당한 것은 한국의 16강을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2022년 월드컵 대표 선수 중 2002년으로 1명을 데리고 올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안정환, 이영표 전 대표는 '손흥민' 선수를 꼽았다. 조원희는 '김민재'를 꼽으며 (수비 조직에) "폭발적인 스피드와 든든한 백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얼굴 보호대를 쓰고서라도 경기에 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여러분이 참고 견디며 써오신 마스크를 생각하면, 월드컵 경기에서 쓰게 될 저의 마스크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며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 가능성을 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세리에 A리그 나폴리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는 '빗장수비' 본고장 이탈리아에서도 리그 진출 직후부터 연이은 찬사를 받고 있다. 나폴리는 현재 세리에A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벤투 감독 리더십·손흥민 부상 변수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가르는 또 다른 변수로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리더십과 손흥민의 경기 컨디션 등도 결정적일 전망이다.
앞서 2002 전 대표 선수들이 한국의 16강 진출을 유력하다고 전망했던 시점은 대부분 조추첨 이후, 손흥민의 부상 전 기간이었다. 손흥민의 풀타임 출전을 가정하고 한국의 전력을 분석한 것. 여기에 더해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의 용병술과 리더십도 중요하다.
이영표는 '2002년 월드컵 선수 중 한 명을 2022년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히딩크 감독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영표는 "벤투 감독도 훌륭하지만 감독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히딩크 감독을 꼽겠다"며 "꼭 선수를 꼽아야 한다면 '송종국'이다. 벤투 감독이 현재 오른쪽 풀백을 계속 바꾸는 실험을 하고 있는데 후방 라인에 강력한 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 월드컵을 앞두고 평가전 당시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 연이어 5대0 패배를 당하며 '오대영' 감독이라는 조롱석인 비난을 들었다. 네덜란드와 5대0 패배 직후 기사에서는 "내년 월드컵까지 시간이 없다. 지금까지 단골메뉴로 써먹었던 '실험'이란 명분도 더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맹력한 비판 기사가 나왔다.
하지만 팀내 존칭을 없애고, 체력 훈련 등 기본에 충실한 히딩크의 실험은 2002 월드컵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4강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에게 한국 축구 팬들은 명예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며 '히동구'라는 한국 이름을 선사했다. 이천수는 "보통 감독들이 욕을 먹다 잘하고, 잘하다가 욕을 먹기도 한다"며 "현재 벤투 감독은 욕을 먹고 있는 상황으로 (월드컵에서는 잘해서) 16강에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수 16강 못가면 치킨 100마리 쏜다
이천수는 2002 월드컵 대표 선수들 중 한국의 16강 진출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천수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유튜브 채널 구독자에게 치킨 100마리를 사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상황이다.
그는 "아프리카는 개인기로 경기를 풀어가 조직력이 약하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조직력이 있을 때는 골 넣고 세레모니를 할 때가 유일하다"며 가나전에서 한국의 우세를 전망했다.
이천수는 우루과이의 경우 최근 흐름이 떨어진 점, 포르투갈의 경우 선수 몇 명의 부상과 쿠리스티아누 호날두 풀타임 출전을 놓고 감독과 팀내 불화 등을 불안요소로 꼽았다. 상대 팀의 불안 요소는 한국 대표팀에게는 유리한 점이다.
이천수는 "한국이 우루과이 2대1, 가나 1대0으로 2승을 하고, 포르투갈에 1대3으로 패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언론 등에서 월드컵 16강을 너무 강조하면 오히려 여기에 갇히게 된다. 16강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에 집중하자"고 말했다. 조원희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조원희는 "우루과이 2대1 승, 가나1대0 승, 포르투갈 2대0 패로 16강에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표, 박지성, 안정환 등도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는 "객관적인 실력은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이 우리보다 강하다고 본다"면서도 "한국팀이 1승, 1무, 1패로 올라갈 수 있도록 어느 한 팀이 3승을 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다른 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16강에 진출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지성은 "포르투갈이 1위를 하고 객관적으로 보면 우루과이가 2위로 16강에 올라갈 확률이 높기는 하다"며 "다만 한국이 잘해서 2위로 16강에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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