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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전문가 “갱도 봉쇄는 北 핵실험 시기 관측... 구체적 단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1 17:53

수정 2022.11.11 17:53

北 언제든 '7차 핵실험 감행 가능'...핵실험 임박한 구체적 징후 없어
中이익에 北핵실험은 부합하지 않아. 안보리 제재 막을 명분도 약해
2018년 5월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의 폭파 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2018년 5월 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입구의 폭파 전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핵 전문가는 북한 핵실험 임박의 구체적인 징후로 '갱도 봉쇄'를 꼽았다.

갱도를 막고 2~3주가 지나면 기능을 상실하는 만큼 갱도가 봉쇄되면 곧바로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핵실험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하는 것은 갱도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지난 7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갱도나 갱도 입구를 막아 핵실험 시 발생하는 폭발파나 방사능 파편, 낙진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갱도 봉쇄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실제 핵실험 시기를 가늠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브라이트 소장은 "갱도 봉쇄는 민간 위성사진으로는 포착이 불가능하지만 군이나 정보당국에서는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갱도 봉쇄는 핵실험 시 발생하는 원자폭발을 막기 위한 매우 정교한 준비 과정으로 한번 막으면 다시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보 당국이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갱도 봉쇄 흔적을 봤기 때문일 수 있다며, 그렇다면 핵실험은 아주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갱도 봉쇄 흔적이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면 하루 이틀 내에 핵실험을 바로 실시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북한이 정치적 손익 계산을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입김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또 핵실험을 위해서 갱도 봉쇄 전까지 기폭을 위한 장치와 핵폭발 위력 계측을 위한 진단 장비를 갱도 안으로 모두 옮기고 전기 케이블이 제대로 연결돼 있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일도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서 인원과 차량을 움직이는 모습이 관측돼야 하지만 최근 그 같은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마음먹을 경우 이를 숨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포착 여부와 상관 없이 이미 갱도 내부에 장비들이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갱도를 봉쇄한 것이 한·미 정보 당국에 의해 확인된 것이라면 7차 핵실험이 당장 내일 이뤄진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핵실험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핵실험시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막을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한·미 당국은 최근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것으로 평가해왔다.

국가정보원은 중국 당대회 폐막일인 지난달 22일부터 미국 중간선거가 펼쳐지는 이달 8일 사이에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해왔지만 같은 기간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의 사브리나 싱 대변인도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며, 북한이 그러한 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관련 질문에 “언제든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아주 임박했을 때 보이는 구체적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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