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프로기 중강도 이하의 난청이 있는 이들에게 보청기 역할을 일부 할 수 있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대만 타이페이 재향군인종합병원의 이비인후과 전문의 등이 공동으로 저술한 연구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청연푸에 따르면 249달러(약 33만원)짜리 애플 에어팟프로 이어폰이 이보다 수배는 비싼 보청기 역할을 거의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의 논문은 이날 과학저널 아이사이언스에 게재됐다.
논문에서 저자들은 애플 에어팟프로의 소리 증폭 기능이 중등 정도의 난청을 겪는 성인들이 의사 처방을 받아 구입한 보청기를 사용했을 때와 거의 비슷한 정도로 소리를 알아들 수 있도록 해줬다고 밝혔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청 박사는 "에어팟이 보청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청력 이상을 겪는 이들에게 신세계를 맛볼 수 있도록 해 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서는 애플의 129달러짜리 에어팟2의 경우 보청기 기능은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수백만명을 비롯해 각국에서는 청력을 잃는 성인들이 많지만 이 가운데 값 비싼 보청기를 낄 정도의 형편이 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보청기는 한 벌에 수천달러를 호가하는데다 대개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은 의료기구다.
미 청력·기타통신장애연구소(NIDOCD)에 따르면 미국의 69세 이하 성인 가운데 보청기를 이용할 여력이 있는 이들은 청력 이상자 6명 가운데 1명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에서 에어팟프로의 기능은 미 식품의약청(FDA)이 기준으로 정한 보청기 기준에는 못 미쳤다. 그러나 에어팟프로는 소리를 증폭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덜 선진화된 도구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애플은 비록 보청기 기능을 광고하고 있지는 않지만 듣기에 문제가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일부 기능을 에어팟프로에 탑재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라이브 리슨'이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에어팟 사용자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다른 애플 기기를 활용해 주변 소음을 없애고, 대화를 더 잘 들을 수 있다고 애플은 설명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또 아이폰, 에어팟, 기타 애플 기기에 청력검사 결과를 업로드해 소리를 자신에게 맞게 조절할 수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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