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와 제로코로나 소비 위축 등 타격
- 인수 업체는 미국 증시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된 바오준
- 인수 업체는 미국 증시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된 바오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미국 패션브랜드 '갭(GAP)'이 중국 진출 12년 만에 중화권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 다른 패션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와 제로코로나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이유로 꼽힌다.
16일 중국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갭은 중국 전자상거래 대행업체 바오준과 내년 상반기까지 5000만달러를 현금 지급하는 조건으로 중화권 사업 매각키로 했다.
갭은 2010년 베이징과 상하이에 플래그십 스토어 4곳을 열면서 처음 중국에 진출했다. 이후 점포 수를 최대 200개로 늘렸다.
하지만 2017년부터 갭의 아시아 지역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고, 중국시장 역시 점포 정리와 할인 판매 등이 진행되면서 지금은 120개로 축소됐다. 갭이 보유한 초저가 브랜드 '올드 네이비'는 2020년 이미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다.
다만 갭의 중국 사업 매각이 중국 내에서 브랜드 가치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매체는 주장했다. 매체는 “갭은 국내 시장에서 광범위한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고 3000만명에 육박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회원을 얻는 비용이 점점 커지는 현재에도 가치 있는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갭의 중국 사업을 인수하는 바오준은 2007년 설립된 온라인 점포 운영서비스 업체다. 2018년부터 갭과 협력해왔다. 올해 6월 기준으로 나이키, 자라, CK, 필립스 등 355개 협력사를 보유하고 있다.
바오준은 2015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최초의 중국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로 알려졌다. 매출 규모는 수년 동안 업종 1위를 유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바오준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1% 감소한 41억위안, 순손실은 2억위안으로 각각 집계됐다.
외국 브랜드의 탈중국은 처음이 아니다. 영국 '톱숍', 미국 '아메리칸 이글'과 '포에버 21', 덴마크 '셀렉티드' 등이 오프라인 매장을 폐쇄했거나 철수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외국 브랜드가 중국 사업을 중국 토종 브랜드에 매각하는 것도 이례적이지 않다. 네덜란드 패션브랜드 'C&A'와 프랑스 '까쉐까쉐'가 중국사업을 사모펀드인 중커퉁융에 잇따라 매각했다. 독일 유명 패션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중국에 세운 칼 라거펠트 차이나는 중국 남성의류 치피랑에 지분을 팔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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