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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손태승 SWOT 분석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6 18:02

수정 2022.11.16 21:25

[테헤란로] 손태승 SWOT 분석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거취를 두고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을 국제금융그룹으로 키우고자 하는 야망을 접어야 할지의 기로에서다.

미국 경영 컨설턴트인 알버트 험프리가 고안한 경영기법인 스왓(SWOT)을 손 회장에게 적용해보면 그의 운신의 폭은 크지 않아 보인다. 스왓분석은 어떤 결정을 할 때 장단점과 기회 및 위협요인을 파악해 장점과 기회가 위험요인보다 크면 '고'한다는 이론이다.

보이지 않는(?) 외압을 받는 손 회장에게 연임을 위한 법적 소송 시 약점과 위협은 이미 너무 명확하다. 연임 시 장점과 기회요인이 명확히 커야 법적 싸움을 결정할 텐데 금융 관치의 나라에선 그마저도 커보이지 않는다.

물론 실적 측면에서 손 회장의 성적표는 우수하다. 국가기관 딱지를 뗀 우리금융의 영업적 기회요인 역시 큰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론만으론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당장 금융감독원장이 나가라는 말을 돌려 했다. 이를 금감원장만의 뜻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자리가 비길 기다렸다는 듯 여러 관료 출신 인물들이 우리금융 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정권은 멈추지 않고 그동안 금융지주 이사회의 모습이 후진 행태였다며 이사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잘못된 전통을 바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이 허공에 흩어지는 이유는 그동안의 역사 때문이다. 민간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건 소위 보수정권에서 더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때는 대학 총장을 금융지주 회장으로 앉혀 금융권이 기함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이번 정권도 내 사람을 쓰는 데엔 눈치를 전혀 안 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감원장의 주장처럼 특정 인물에 대한 외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인사를 보면 될 일이다.
손 회장 연임이 불가한 경우 후임으로 정권 손이 닿지 않은 사람이 온다면 금감원장의 말대로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런 인사 사례도 마침 나왔다.
덩치는 작지만, 정치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수협은행장이 내부에서 왔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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