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7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0여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 세번째 수능이다. 이날 오전에는 다소 쌀쌀했지만 낮기온은 전국이 10도 이상을 웃돌아 포근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한파는 없을 전망이다.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비율은 30%를 넘어 26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응시생중 재학생은 전년 대비 1만471명 줄어든 35만239명으로 전체 원서접수자의 68.9%다. 반면 졸업생은 전년 대비 70469명 늘어난 14만2303명(28.0%)이다. 검정고시 합격자 등 기타 지원자는 1만5488명(3.1%)이다.
응시자 3명 가운데 1명(31.1%)은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인 셈이다. 이 비율은 1997학년도(33.9%)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능에 응시하는 상위권 졸업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올해도 'N수생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연계열의 인문계 상위권 교차지원 이어질 듯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자연계열이 아닌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 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2022학년도 서울 주요대학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자 1천630명을 대상으로 교차지원 비율을 분석한 결과 서강대(80.3%), 한양대(74.46%), 연세대(69.6%), 중앙대(69.31%) 등의 교차지원 비율이 3분의 2에 육박했다.
올해 응시자의 절반(50.0%)이 수학 영역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지만, 전년(53.2%)과 비교하면 응시생 비중은 3.2%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미적분'을 택한 학생은 43.7%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높아졌다. 통합수능 2년차인 올해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상위권 학생들은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미적분'에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 높은 수학 점수를 바탕으로 자연계열이 아닌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교차지원하는 '문과 침공'이 우려된다.
문·이과 통합 수능 2년 차인 올해 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은 난이도 예상이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지난해 수능에선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149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수학(147점)은 전년보다 10점이나 상승해 '불수능'으로 불렸다.
지난해 '불수능' 올해는 '물수능' 바뀔까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도 원점수 90점 이상인 1등급 비율이 6.25%로 1년 전(12.66%)의 반 토막이 됐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는 어렵게, 9월은 쉽게 출제된 상황이다. 수학 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에서 어려워진 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도 비슷한 난이도가 유지돼, 이러한 출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영어 영역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쉬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였다.
한편 올해 수능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치러지는 세 번째 수능이다. '일반 수험생'과 '격리대상(확진) 수험생'이 응시하는 시험장이 따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수능 원서접수자 가운데 11∼15일 1817명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했다. 16일 0시 기준으로 병원 시험장 응시자는 3명이다. 확진 수험생에게 수능 당일 별도 시험장으로 외출이 허용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확진자의 경우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시험을 보고, 자가격리 중인 밀접접촉자만 별도 시험장으로 외출이 허용됐다.
모든 수험생과 감독관은 시험을 보는 동안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감독관은 대리응시 등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수험생에게 마스크를 내려 신분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수험생은 이에 협조해야 한다. 칸막이는 점심시간에 배부된다. 수험생은 안내에 따라 3면으로 된 칸막이를 펼쳐서 책상에 올려둔 상태로 점심을 먹고, 식사가 끝난 후에는 다시 반납해야 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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