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왕가와 돈독한 관계
부시家와는 2대째 인연...中시진핑 고향에 반도체 공장
'삼성물산 합병 재판' 최소 3~4년 이어질 듯...글로벌 경영 행보에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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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UAE 등 중동 왕가 인맥
"중동지역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
이 회장이 2019년 6월 사장단 회의에서 한 말이다. 이 회장은 중동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 왕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이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연속 회동을 가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마련한 오찬 자리에서 첫 인사를 나눴다. 이후 청와대 만찬이 끝난 후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두번째 회동이 이뤄졌다.
이후 이 회장은 같은 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야드에서 만남을 가진 이 부회장은 사우디 내 △건설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의 연이은 만남을 두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회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끌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왕가와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2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안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5세대이동통신(5G)및 정보기술(IT) 미래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같은 달 2주 만에 빈 자이드 왕세제가 방한해 이 회장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과 빈 자이드 왕세제는 신산업 분야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자이드 왕세제는 당시 "인류의 삶을 질을 높이기 위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과 최신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UAE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큰 관심이 있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들을 응원한다"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부시부터 시진핑까지...반도체로 쌓은 'G2 인맥'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2019년 방한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첫 국내 일정은 이 회장과의 면담이었다.
부시 일가와 삼성 일가의 인연은 2대에 걸쳐 이어진다. 이 회장의 부친인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2년 현직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 40분간 단독 면담하고 미국 투자 방안 등을 논의했었다.
1996년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착공할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당시 텍사스 주지사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기업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고, 삼성전자가 이에 호응해 텍사스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1998년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인연도 주목 받는다. 2014년 시 주석이 취임 후 처음 방한했을 당시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이때 이 회장이 직접 안내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시진핑 주석의 방문이 예정된 국내 기업체는 삼성이 유일했다.
시 주석과 이 회장의 만남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장은 2010년 2월과 8월 시 주석(당시 부주석)을 두 차례에 만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2013년 4월에는 보아오포럼의 이사로서 시진핑 주석과 교류를 했다.
이 회장은 보아오포럼 후 "시진핑 주석부터 대부분 중국 관리들이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잘 알더라"며 "책임감을 느꼈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발휘에 '사법 리스크'가 발목
이 회장이 회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자리가 서울중앙법원이라는 점은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1심만 1년 6개월째 진행 중인 삼성물산 합병 재판은 대법원까지 올라갈 경우 최소 3~4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법리스크는 이 회장의 경영활동에 있어 '족쇄'로 지적된다. 매주 재판에 출석해야 해 국내외 사업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이후에도 명절 등 재판이 없는 주간을 이용하거나 재판부로부터 불출석을 허가받아 해외 일정을 소화해 왔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와의 만남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에 공판 불출석을 구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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