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총출동 '추가수주' 기대감
1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오후 5시 서울 서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티타임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44배 크기의 도시인 '네옴시티'를 추진하는 빈 살만 왕세자 측은 △건설 △에너지 △미래교통수단 △조선·플랜트 △문화·콘텐츠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와 특별한 친분이 있는 이재용 회장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추가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네옴시티 '더 라인' 핵심구간 터널공사를 진행 중인데, 추후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무선통신,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수소,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봇, 자율주행 등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AAM 개발 로드맵을 발표하고 친환경 항공모빌리티 기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네옴시티의 미래교통수단을 책임질 전망이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은 빈 살만 왕세자와 친환경·에너지 부문과 관련해 사업 확대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최근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테라파워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 친환경 부문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수소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네옴시티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날 빈 살만 왕세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에너지·방산·인프라 건설 협력 강화를 요청하며 방위산업 수출과 관련 협약 체결에 무게가 실린다.
■CJ '문화' 두산 '원전' 등도 관심
CJ그룹은 이번 차담회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우디는 석유에 의존한 구조를 바꾸고자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는데, CJ ENM은 지난 6월 사우디 문화부와 문화적 교류 관련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소형모듈원전(SMR)과 관련한 원전 부흥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원전 수출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8월에는 사우디에서 8400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공사를 수주하며 플랜트 사업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 HD현대는 합작 조선소 등에 대한 사업 협력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선 대표는 13일에도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장관과 합작조선소·엔진합작사 등 사업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이날 사우디와 DL케미칼 합성유 공장 설립을 맺은 DL그룹은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사우디에 진출해 공사 실적 1·2위를 다투고 있다. 사우디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암모니아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탄소저감 기술 개발 등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점을 보면 친환경 분야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박지영 최종근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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