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방탄차에 가구까지 공수해왔다..롯데호텔은 사우디 궁궐 옮겨놓은듯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8 07:19

수정 2022.11.18 07:35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머무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사우디 경호원들의 지휘 아래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전날인 16일부터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무를 로열 스위트룸이 있는 이그제큐티브타워(신관) 로비 입구에 보안 검색대가 설치됐고 출입구는 흰색 가림막으로 가려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도록 했다. 이그제큐티브타워와 메인타워(본관)를 잇는 통로는 합판을 세워 막은 뒤 경호원을 배치했다.

17일 새벽 1시 30분 호텔에 도착한 빈 살만 왕세자는 오전까지 호텔에 머물다 용산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을 위해 정오쯤 호텔을 나섰다. 탐지견이 호텔 앞에 세워진 차량을 샅샅이 검색해 안전을 확보했고 앞뒤로 호위 차량 14대를 거느린 빈 살만 왕세자의 차량 행렬이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탄 차량은 '벤츠 S680 가드' 모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벤츠 S680 가드는 폭발물과 포탄, 총기류의 공격에 견딜 수 있도록 방탄유리와 방호 성능이 보강된 강판으로 제작된 특수 방탄 경호 차량으로 가격은 54만달러(약 7억2000만원) 가량이다. 연기나 가스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비상 공기 정화 시스템, 사이렌, 점멸등, 라디오, 공황 경보 시스템 등이 장착돼있다.

호텔은 기존 직원들 대신 금색 배지를 단 사우디 경호원들에 의해 통제됐다. 이들은 호텔을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호텔 안으로 들어가라고 외치고, 신기한듯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에게 "사진 찍지 말라(No photo)"며 사진을 삭제했는지 확인하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차량이 도착하기 전부터 호텔 밖을 오가는 사람들을 호텔 안으로 들여보낸 뒤 문을 잠가 유리문 사이에 갇힌 방문객이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철통같은 경비에도 세계 최고 부호를 보기 위한 구경꾼 100여 명이 롯데호텔을 둘러쌌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 호텔에 단 하루 숙박했지만 그의 숙박을 위한 준비는 일주일간 계속됐다. 지난 10일부터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물 동안 쓸 가전과 가구 등이 호텔로 배송되기 시작했고 경호원들의 차량이 호텔 야외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 호텔 측은 빈 살만 왕세자 측의 요청으로 호텔 야외 주차장과 호텔 지하 2층 주차장 일부를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빈 살만 왕세자를 위한 로열 스위트룸 외에 객실 400개가 수행원과 경호원들의 숙박을 위해 배정됐다. 소공동 롯데호텔을 숙소로 선정한 것은 이 호텔이 서울 단일 호텔 중 가장 많은 1058실의 객실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측은 해당 동 전부를 경호원 객실로 채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앞서 투숙한 고객과 예약으로 일부 손님들이 빈 살만 왕세자와 같은 건물에 투숙하게 됐다. 이 때문에 쇼핑백을 든 일반 투숙객이 보안 검색대를 지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과의 오찬을 마친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오후 3시쯤 호텔로 돌아왔다. 빈 살만 왕세자가 머무는 로열 스위트룸은 460.8㎡(약 139평) 규모로 1박 숙박료만 2200만원에 달한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열 스위트룸에 들어서면 쭉 뻗은 복도 오른쪽으로는 남산타워가 보이는 침실과 욕실, 왼쪽으로는 강북 시내 전망의 응접실과 서재가 있다.
침실에는 시몬스 침대 최상위 라인인 뷰티레스트 블랙이 놓여있고 응접실에는 세계 3대 피아노 중 하나인 독일 C. 베히슈타인 그랜드 피아노가 자리잡고 있다. 드레스룸과 회의실도 따로 마련돼있으며 욕조에서 통창을 통해 남산타워를 조망할 수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호텔 내부에 있는 조리 시설을 빌려 직접 공수해 온 식자재로, 함께 대동한 요리사가 아침 식사와 다과를 조리하도록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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