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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이러면 곤란한데"..버드와이저가 썼다 지운 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0 15:04

수정 2022.11.20 15:04

FIFA가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기로 한 계획을 철회했다. FIFA 공식 맥주인 버드와이저가 타격을 입게 됐다. 연합뉴스
FIFA가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경기장에서 맥주를 팔기로 한 계획을 철회했다. FIFA 공식 맥주인 버드와이저가 타격을 입게 됐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흠, 이러면 곤란한데(Well, this is awkward)”

FIFA(국제축구연맹)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맥주 판매 금지’ 결정을 내리자 후원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40년 가까이 월드컵 후원을 이어온 ‘버드와이저’와는 향후 계약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FIFA는 “카타르 당국과 논의해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 판매 지점을 없애기로 결정했고, 팬 페스티벌과 허가된 장소에서 주류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다. 경기장에서 버드 제로(무알콜 맥주) 판매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월드컵 공식 맥주인 버드와이저 제조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버드와이저는 FIFA와 7500만 달러(1000억원)의 계약을 맺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공식 트위터에 “흠, 이러면 곤란한데…”라는 짧은 글을 썼다.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지만, 그전까지 다수의 네티즌과 축구 팬들의 공감을 얻었다.

2026년 월드컵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개최되는 만큼, 버드와이저가 FIFA와 법적 다툼을 하거나 후원 계약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피해자는 카타르를 찾는 전 세계 축구팬들이다. 수천, 수만 명의 축구팬들은 도하 공항에 도착한 뒤에야 맥주 금지 소식을 접했다. 이제는 팬 존에서 1만8000원짜리 500㎖ 맥주캔을 사거나, 허가된 호텔에서 2만2000원~2만6000원을 지불해야 500㎖ 생맥주 한 잔을 마실 수 있다. 팬 존에서 만취한 사람은 술 깨는 지역으로 끌려가야 한다.

카타르월드컵 맥주 후원사 버드와이저가 트위터에 “흠, 이러면 곤란한데”라는 글을 썼다가 지웠다. 출처=버드와이저 트위터
카타르월드컵 맥주 후원사 버드와이저가 트위터에 “흠, 이러면 곤란한데”라는 글을 썼다가 지웠다. 출처=버드와이저 트위터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축구만큼 맥주를 사랑하는 잉글랜드 팬은 소셜미디어에 “기본적인 즐거움을 앗아가는 카타르에서 왜 월드컵이 열리느냐”고 비판했다. 카타르로 떠나기 전에 공항에서 마지막 맥주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게 유행하고 있다. 한 독일 팬은 “맥주 없는 축구는 축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축구서포터즈 협회는 “사전 설명도 없이 방침을 바꾸는데 숙박, 교통 같은 다른 약속들도 이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주류 판매와 음주가 금지된 나라다. 때문에 애초 이번 월드컵에서는 경기장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경기 시작 전후 경기장 인근 지정 구역에서만 맥주를 살 수 있게 돼 있었다.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실 수는 없어도 시작 전 정해진 장소에서 마시고 들어갈 수는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카타르는 버드와이저에 ‘경기장 주위 맥주 판매 지역을 눈에 덜 띄는 곳으로 변경하라’는 통보를 하는가 하면, FIFA 측에도 맥주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개진해왔다. 결국 FIFA는 개막을 단 이틀 앞둔 시점 방침을 바꿨다.
이로써 월드컵 동안에는 도하 시내 ‘팬 구역’과 외국인을 상대로 술을 파는 일부 호텔에서만 음주할 수 있게 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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