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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위기 돌파구 서비스발전법 이번엔 꼭 성사시키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20 18:13

수정 2022.11.20 18:13

야당 반대로 표류하다 재추진
뒤떨어진 서비스산업 살려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서비스산업발전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1년 전에 발의됐다가 지금껏 표류되고 있는 법이다. 추 장관은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우리 경제체질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조개혁 과제"라며 입법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년 초까지 서비스산업 5개년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늦긴 했지만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과감하게 밀어붙여 입법을 성사시켜야 한다.


서비스산업의 가치와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일자리,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 서비스업은 제조업을 뛰어넘는다. 기획재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70%, 부가가치는 62.5%가 서비스업에서 나왔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이 통과될 경우 30만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씨가 말라가고 있는 지금 같은 시국에 더더욱 절실한 법이라 할 수 있겠다.

서비스산업은 중요성이나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매번 홀대당했다. 제조업은 산업발전법을 통해 그나마 정부 지원의 체계를 갖춘 편이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콘텐츠산업진흥법, 관광진흥법을 제외하곤 정부가 지원할 근거가 없다. 툭하면 내놓는 서비스산업 대책은 일회성 경기대응책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면서도 무엇을 하지 말라는 규제는 강했다. 규제 강도가 제조업의 네 배가 넘었다. 이 상태로 어떻게 경쟁력을 갖겠느냐는 비판이 쏟아진 것은 당연하다.

서비스업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비스산업 취업자 1인당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서비스수지 역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이를 만회해 보겠다고 추진한 법이 서비스산업발전법인데 국회에서 발의, 표류, 폐기를 되풀이해 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야당(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에 의료민영화 프레임을 씌워 끈질기게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뒤 보건, 의료를 제외한 민주당 법안이 발의되긴 했으나 우선순위가 낮아 흐지부지됐다. 우리가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은 서비스 천국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최근엔 서비스산업이 중국보다 뒤떨어졌다는 평이 나왔을 정도다.

정부는 서비스산업 발전위원회를 컨트롤타워로 만들고 5년마다 중장기 청사진을 세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컨트롤타워에 설치될 갈등조정기구는 신산업 혁신기업과 기존 업체 간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야당이 법안의 발목 잡는 일은 다시 있어선 안될 것이다.
서비스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게 여야가 힘을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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