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원칙없어 정책효과 반감
8조5000억 푼 저금리 대환대출
한달반 접수 4097억·집행 1650억
생색내기식으로 대상조건 완화해
형평성 논란도…"설계 정교해야"
8조5000억 푼 저금리 대환대출
한달반 접수 4097억·집행 1650억
생색내기식으로 대상조건 완화해
형평성 논란도…"설계 정교해야"
■새출발기금, 저금리대환 모두 부진
21일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정부가 금리 인상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대출 금리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8조5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환대출(대환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나 한달 반 동안 접수된 금액은 공급목표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3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접수된 저금리 대환보증 프로그램 접수 건수는 1만2178건, 금액은 4097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대출이 집행된 건수는 4518건, 금액은 1650억원이다.
저금리 대환보증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연 6.5% 이하(금리 최대 5.5%, 보증료 1% 고정)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정책 금융 상품이다.
새출발기금 역시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캠코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채무조정 신청 차주는 1만379명, 채무액은 1조55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정식 출범 후 한 달여가 지나도록 조정신청액은 전체 지원 규모의 5%에 그치고 신청자 수도 당초 예상의 2.5%에 불과하다.
당초 종료될 예정이었던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이자 상환 유예조치가 정치권의 압력으로 또다시 연장되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대출 정책 종료를 계획하면서 제도 연착륙을 위해 저금리 대환보증 프로그램, 새출발기금 등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대환보증 프로그램은 주로 2금융권 차주들이 은행으로 대환을 시도해 이자부담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2금융권 코로나 대출 규모는 약 3조6000억원이다. 하지만 코로나대출이 연장되면서 대환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정교한 정책 집행 필요
고금리로 받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인 안심전환대출도 신청이 저조해 4억원까지였던 주택 가격을 6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등 조건을 완화했다. 지난 7일 2단계 신청을 시작한 이후 17일까지 신청액은 2조8852억원(1만7627건)으로 나타났다. 9월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1차 신청 접수 결과 총 3조9897억원(3만9026건)이 신청·접수됐던 것을 감안하면 조건을 완화한 이후에도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정은 내년 1월부터 추진하는 일반형 안심전환대출의 주택 가격을 9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소득 요건도 없애고 대출 한도도 5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원칙 없이 지원대상을 늘리면서 안심전환대출 정책이 진짜 서민을 위한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세대출자와 보금자리론 이용자와의 형평성도 제기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신청이 저조하다면 중복되는 지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정책금융상품이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하게 집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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