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대장동 '그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며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의 '키맨'인 남욱 변호사가 전날 법정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고 폭로한 것과 관련, 이 대표의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상식을 가진 민주당 구성원 누구나 다 짐작하고 있었지만 겁이 나 선뜩 말하지 못했던 진실의 판도라 상자가 드디어 열리고 있다. 대장동 일당의 입에서 이른바 '그분'의 실체와 관련한 진술이 쏟아져 나왔다"라며 이 대표가 대장동 '그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제 이 대표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다"면서 최측근이 아닌 이 대표가 수사받을 때라고 몰아 붙였다. 이어 "이 대표는 '이재명 죽이기'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법정에서 쏟아지는 증언들은 이 대표가 천화동인의 '그분'이며 대장동 게이트의 '수괴'임을 가리키고 있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민주당에 '운명의 순간'이 왔다며 이 대표와 선을 그으라고 쓴소리했다.
그는 "겁이 났다던 남욱 변호사도 진실의 힘 앞에 무릎을 꿇고 나선 마당인 만큼 민주당도 결단할 때가 됐다"면서 "우물쭈물하다가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이재명 구하기'를 위해 국정 발목 잡기에 올인(all in)하는 행태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남욱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 2015년 초부터 천화동인 1호 일부 지분이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을 통해 1208억원을 챙겨간 법인으로, 대장동 사업 배당수익 4040억원 중 가장 많은 돈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 변호사는 2014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비용 명목으로 4억원을 건넸으며, 2013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전달한 3억5200만원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 주는 돈으로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전날 안호영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남 변호사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놨다. 삼인성호(三人成虎)로 없는 호랑이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며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윤석열 검찰 특유의 조작 수법"이라며 검찰의 '조작'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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